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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관객프로그래머 초이스!나부야 나부야
일정: 6월 30일(토) 20:00 GV: 최정우 감독 참석 모더레이터: 최은규 관객프로그래머
– 관객프로그래머 초이스 선정의 변- 최은규 관객 프로그래머
영화를 만나게 된 개인적인 기억을 먼저 풀어놓는 것으로 글을 시작해야 할 것 같다. <나부야 나부야>를 처음 만난 것은 지난 5월 열렸던 19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였고, 나는 그때 영화제 자막지원팀의 자원봉사자로 일하고 있었다. 영화제에서 상영되는 외국영화의 경우, 자막이 없는 상태로 출품되기 때문에 별도의 자막을 집어넣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자막팀에서 일했던 나는 원칙적으로 한국영화를 볼 일이 없었고, 당연히 영화가 끝난 후에 이어지는 GV도 꼭 볼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때마침 나는 그때 별로 할 일이 없었고, 딱히 갈 곳도 없었기 때문에 다음 상영이 시작되기 전까지 극장에 미리 가서 앉아 있기로 했다. 그렇게 GV를 먼저 보게 되었다. 영화는 보지도 않았으면서 뻔뻔스레 극장에 앉아 있었던 나는, 누가 뭐래도 빵점짜리 관객이었음이 분명하다.
하지만 GV가 진행되었던 당시 현장의 분위기가 굉장했다. 조금은 경직된 느낌의 다른 일반적인 GV들에 비해, 관객들의 표정은 더없이 편안해 보였고 푸근한 인상의 감독님 역시 이웃집 아저씨 같은, 부드러운 매력으로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어 주셨다. 중간에는 영화의 주인공인 노부부의 실제 외손자께서 무대 앞으로 나와 감사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영화를 막 본 관객들은 모두 같은 생각을 하고 공통의 추억을 공유하는 듯했다. 영화제가 갖는 매력 중 하나로 사람들 사이의 소통과 교감을 들 수 있다면, 분명 지금 이 시간은 올해 전주영화제의 하이라이트임에 분명했다. 기나긴 영화제 기간 동안 이때의 시간은 내 마음 속 한켠 깊숙한 곳에 남아 있었고, 나는 영화가 매우 궁금해졌다. 그리고 내 딴에 영화를 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 결과가, 지금 쓰고 있는 이 어설픈 추천사가 되었다.
그리고 결국 이 영화를 보게 되었을 때, 처음 느꼈던 것은, 어찌 보면 부끄러움이었던 것 같다. 아직 20대 어린 햇병아리인 내가, 함께 산 기간만 80년에 이르는 노부부의 이야기를 보며 느낀, 그 부끄러움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 많은 생각을 했지만, 지금 당장 내린 결론은 결국 산다는 것의 의미를, 어떤 거창한 것에서 찾아 헤맸던 (지금을 포함한) 나의 지난날에 대한 부끄러움이었던 것 같다. 꼭 굳이 뭔가 엄청난 업적을 이루고, 만천하에 내 이름을 알리는 것만이 꼭 훌륭한 인생이라 말할 순 없다는 것을. 평생 서로를, 그리고 같은 곳을 함께 바라보았던 단 한 사람만 남겨두고 떠난다 해도, 그 인생은 충분히 아름다운 인생이었다 말할 수 있지 않는가를 말이다.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읽는, 어쩌면 이 영화를 보러 와줄 고마운 당신들이, 마치 내가 그랬던 것처럼 지금 당신들 자신의 곁을 한 번만 둘러봐 준다면, 나로써는 엄청난 기쁨이겠다. 78년을 함께 했어도 모자라게 느껴지는, 기나긴 세월을 함께할 누군가는 어쩌면 아주 가까운 곳에 있을지도 모르니까.
<상영작 정보>
나부야 나부야(2017)
감독 : 최정우
시간 : 65분
관람 : 전체관람가
내용 : 지리산 삼신봉 자락 해발 600m에 자리한 경남 하동군 화개면 단천마을에 78년을 함께한 노부부가 산다.정다운 나날들을 보내던 어느 날, 할머니의 죽음이 찾아온다. 아내를 향한 그리움으로 할아버지는 모든 것을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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