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 황윤 감독 , 우: 권현준 프로그램팀장
* 박스글은 황윤 감독 답변
권현준: 제일 궁금한 것이 고기매니아 남편 분께서 까칠한 모습도 좀 보이셨지만(웃음) 영화 후반부쯤에는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셨잖아요. 요즘은 어떻게 지내시나요?
촬영 당시에는 남편이 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일하는 중이라 야생동물 신경 쓰기도 바쁜데 무슨 돼지까지 신경 쓰냐고 물론 이렇게 노골적으로 말하는 것은 아닌데(웃음). 근데 진짜 거짓말을 아니고 구조센터에서 남편이 고생을 정말 많이 했어요. 야생동물구조하고 1년을 넘게 정성들여서 재활훈련 시키는 일이 여간 힘들이니 아니에요. 게다가 AI같은 전염병 한번 터지면 초긴장 상태가 되는 거예요. 기껏 구조하고 치료했는데 전염병 때문에 살처분 해야 하는 일도 생기니까요. 아무튼 초반에는 영화에 동의한다는 느낌은 없었어요. 그러다가 A.I 관련해서 환경부 쪽으로 파견을 나가면서 심각성을 깨달은 거 같아요. 채식주의자가 된 건 아니지만 공장식축사의 잘못된 점과 싼 값에 고기를 소비하는 것은 안 된다 점에는 동의를 하고 있어요.
권현준 : 그래서 영화를 보시고 나서 뭐라고 하시던가요?
집에서 완성본을 한번 보여줬어야 했는데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처음 상영할 때 본거에요. 가족들 다 같이 보는데 조마조마했죠. 영화 볼 때는 그냥 웃더라고요 (웃음)
관객: 뉴스에서 볼 수 없는 처절한 모습들이 충격적이었다. 이런 끔직한 장면들을 촬영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없었는지?
촬영 할 때는 공장식축사 같은 경우는 촬영기간이 딱 하루여서 이 다음에 뭐 찍고 머리를 많이 써야 해서 감정을 몰일 할 여유가 없었어요. 그런데 편집할 때나 그냥 평소에 지내면서 갑자기 머리에 확 떠오를 때도 있고 밥 먹을 때도 생각이 나고 그래요. 악몽을 많이 꿨어요. 스톨에 갇히거나 컨테이너 벨트를 타고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꿈같은 거... 도살장을 영화에서 많이 보여주지는 않았는데 일단 제가 알기는 알아야 하니깐 <도살장>이라는 책을 읽었어요. 미국에서 농장을 감시하는 동물보호단체의 <게일 A 아이스니츠> 라는 활동가가 미국 도살장의 실태를 적나라하게나 취재한 책인데요. 이런 책을 읽다가 애기 유치원 데려가는 시간이 와서 막 뛰어가면 울음이 막 쏟아지는 거에요. 나는 도영이 만나면 반갑게 맞이해야 하고 행복한 엄마가 되어야 하고. 게다가 한창 촬영 할 때 도영이는 똥오줌을 못 가리는 나이라서 밭에서 응가하고(웃음) 엄마 역할과 감독의 역할 두 가지를 동시에 해야 한다는 점도 힘들었습니다.
권현준: 사회의 구조적인 모순을 취재하는 르포적인 성격의 다큐보다 생명에 초첨을 맞춘 가족의 성장 영화라는 생각도 듭니다.
문제점을 파헤치면 끝도 없죠. 그렇지만 국내외에 그런 관점의 육가공 축산관련 된 다큐가 많이 있습니다. <푸드, INC> 같은 해설적인 정보가 많이 나오는 다큐도 있고 국내에는 <환경스페셜>에서 고발씩 다큐가 몇 개 방영 된적이 있어서 저는 다른 스타일로 만들어야 했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저도 돼지를 실제로 본적도 없고 우리 식구를 위해서 밥상을 차리는 고민에서 출발한 아이를 키우는 개인적 엄마의 관점으로 이야기를 풀어 가면 관객들이 공감을 하지 않을까. 이게 워낙 불편한 소재라 가르치는 스타일로 가면 관객들이 불편할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요.
관객: 영화에서 인간이 고기를 먹는 것이 선천적인 것인가 아니면 후천적인 것인가 질문을 던지는데 영화작업을 끝마치면 그 질문에 답을 구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공장식 축사만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데 해산물 양식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인간은 잡식동물이지만 육식을 너무 많이 하고 있다고 봅니다. 한국 사람들이 이렇게 까지 고기를 많이 먹지 않았는데 그렇게 된 이유가 정부가 90년대부터 공장식 축사를 지원하면부터 시작됐다고 보고요. 그리고 녹색당과 동물보호단체 <카라>와 함께 설립한 동물의 권리를 변호하는 모임이 공장식축산이 국민의 건강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헌법소원을 냈어요. 아직 결론이 나지 않고 진행 중인데 얼마 전에 추가 자료를 가지고 기자회견을 가졌는데요. 그 자료를 보면 90년대 정부가 어마어마한 예산들을 투여해 밀집사육을 정책적으로 지원했다고 나와요. 예전에는 원중연 씨의 흑돼지 농가처럼 소규모로 키웠습니다. 소나 돼지를 가축이라고 하잖아요. 한자로 가(家)자는 宇(집 우) 밑에 豕(돼지 시)시 자를 합친 거고 축(畜)자를 보면 田 (밭 전) 위에 玄(검을 현)을 합쳐서 밭을 비옥하게 만든다는 뜻인데 이처럼 집에서 사는 식구 같은 개념이었고 돼지가 인간이 먹다 남은 것을 먹었고 그것이 분변이 또 우리 밭을 비옥하게 해주는 완벽하게 순환되는 구조였죠. 원중연씨는 생태적인 이유 때문에 똥이 필요해서 돼지를 키우시는 거예요. 그치만 정부가 대규모로 축산 정책을 펴면서 이런 생태전 순환을 이루던 th소규모 농장이 다 사라지면서 기업화 된 거죠. 그렇게 해서 다 좋아졌나? 기업화된 농장에서 생겨난 엄청난 분변을 얼마 전까지 바다에 다 버렸어요. 지금은 그 똥들이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생태계는 파괴되죠. 지구 온난화가 엄청 가속화 되고... 영화에서 직접적으로 설명을 하지 않지만 약병들을 많이 촬영했습니다. 폐축사에 약병이 굴러다니는 장면, 공장식 축사에 약병을 클로즈업 하느 장면도 넣었고요. 이런 식으로 생산된 값싼 고기를 먹는 게 과연 국민들의 건강에 좋을까? 이런 고기 자체를 많이 먹으면서 온갖 병을 얻게 된 거죠. 이게 불과 20, 30년 동안 진행 된 겁니다. 동물은 동물대로 고통 받고 사람은 병을 얻게 되고, 지금 메르스 같은 게 뭐냐면 낙타에서 왔듯이 현대사에서 전염병은 대부분 동물에서부터 기인하는 면이 많은데 사스 에이아이 다 그렇죠. 그리고 이제 진짜 무서운 것은 돼지독감과 조류독감이 인간이 몸에서 합쳐져 변종바이러스가 창궐 할 수도 있고요. 그래서 인간은 잡식동물이지만 사실은 현재는 거의 육식동물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고기를 많이 먹어요. 그리고 이런 갑작스러운 취향변화가 정부가 주도한 정책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다음 해산물 양식에 대해서 지금 바다가 싹쓸이어업 때문에 사막화가 심각합니다. 그래서 어획량이 많이 줄어들었어요. 그래서 양식을 하는데(웃음)양식도 바다판 공장식 축산이죠. 항생제를 투여한 물고기를 대량생산하고 있습니다. 제가 페스코 채식을 하고 있어서 해산물까지 먹는데 일부로 고기물고기를 사다 먹지는 않아요. 고백하자면 술안주로 오징어를 먹기는 합니다(웃음). 아무튼 물고기도 많이 먹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재작년에 <세계테마기행>TV 프로그램에 캐스팅 되어(웃음) 야생과 원주민이라는 주제로 캐나다 원주민들이 사는 곳으로 갔어요. 태평양연안에서 살아가는 부족들이었는데 부족들이 한가지식 섬기는 동물이 있습니다. 어떤 부족은 늑대의 자식들이고 어떤 부족은 범고래를 자기 조상으로 섬기는 이런 식으로 토템폴이 마을마다 서 있어요. 근데 그분들이 아직도 천막에 사는 건 아닌 건 아시잖죠(웃음). 많이 문명화 되고 그런데도 불구하고 정신들은 남아 있는 거죠. 어떤 경우가 있냐면 연어를 주식으로 먹는 부족이 연어를 저장하는 하는 날이었어요. 마치 김장을 하는 거처럼 마을 사람들이 가족들이 다 모여서 핵가족이 아니고 대가족이에요. 다 모여서 밖에서 연어 손질하는 사람, 병 소독 하는 사람 다 분업화 되어있습니다. 너무 화목하게 우리가 김장하듯이 그런데 우리는 여자들만 하지만(웃음) 거기는 남자들도 다 같이 참여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그렇게 작업이 끝나면 다 같이 모여서 북을 치고 연어에 대한 감사의 노래를 부릅니다. 그 다음에 남은 물고기를 강으로 돌려줘요. 그렇게 바다나 강의 생물들이 그걸 먹고 다시 살아갈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원주민의 손이나 그물 방식으로 잡을 때는 계체가 줄지 않았는데 지금 과도한 스포츠 낚시 때문에 연어 개체가 많이 줄였어요. 그렇게 연어가 씨가 말라서 양식장을 만듭니다. 새끼 연어를 길러서 풀어주고 스포츠 낚시하는 그런 짓을 하는 거예요. 그니깐 뭐든지 과도하면 문제가 됩니다. 고기를 먹을 수 있죠. 그런데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먹고 건강하게 지속가능한가. 우리 삶을 자체를 송두리째 흔들면서 먹을 필요는 없잖아요. 캐나다 원주민이 연어를 먹을때의 자세가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관객: 저는 현미채식을 하면서 관련 책을 찾다가 공장식축산업에 관련된 책을 보고 나서 충격을 받고 완전히 비건이 되었는데요. 채식주의를 하면서 생활패턴도 바뀌고 건강해졌지만 잡식을 하는 다른 사람과 식사를 할 때 물론 공격도 많지만(웃음) 채식주의자인 저를 상대방에서 배려할 때 부담감이 생기고 죄의식이 생기고 영화에서 감독님처럼 제가 엄가가 되면 자식에게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 방향성을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온가족이 채식을 해야 하나 그런 딜레마가 생깁니다.
저 자신은 굳이 고기 먹지 않아도 건강 할 수 있는데 그것에 대한 딜레마는 없어요. 하지만 주변 사회시스템과의 충돌은 저한테도 큰 숙제죠. 대표적인 것은 도영이가 학교에 입학해서 급식에 대한 선태권이 있느냐? 한국은 선택권이 주어지지 않는 고기만 먹도록 강요하는 시스템이잖아요. 반대로 외국 같은 경우 특히 유럽은 채식주의가 많잖아요. 제가 베들린 영화제에 갔는데 개막식에서 천명이 넘는 손님을 위한 음식을 제공 했는데 전부 채식주의 비건 음식인거에요. 독일이 소시지 족발 엄청 먹는 나라인데 너무 충격적이고 놀랐어요. 스텝에게 물어 보니 채식주의자 비건이 워낙 많아서 그분들의 위한 배려라고 합니다. 이번에 <우리는 개를 사랑하고 돼지를 먹고 소를 신을까>의 저자 멜라니 조이가 한국에 와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고 가셨는데, 고기회사가 비건소시지를 출시를 해서 고기소시지 판매량과 어느 정도 비슷할 때 가지 5,6년 정도는 걸릴 거라고 예상했는데 판매를 시작하니 1년 만에 따라잡은 거예요. 그래서 채식의 미래는 밝다! 선구적인 길을 개척자하는 프론티어(웃음)같은 것이니 너무 부담감을 가지시 마시고 반대로 자부심을 가지시면 좋겠고요, 흑인도 노예에서 시민권을 얻기 까지 오래 걸렸잖아요. 여성이 참정권을 얻는지도 얼마 되지 않고요. 그전에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인데 여자가 무슨 시민이냐 라는 생각이 주류였지만 바뀌잖아요. 사회는 영원히 정체된 거처럼 보이지만 변화를 주도 하는 사람들이 소수지만 그 사람들의 노력했기에 변화가 왔습니다. 그처럼 우리나라의 채식주의자도 사실은 역사를 만들어가는 중이라는 생각을 하시면 자부심과 용기를 가질 수 있다고, 물론 지금은 힘들지만 미래 세대는 채식이 존중받고 선택 할 권리가 주어지는 세상이 올 거라고 믿습니다.
관객: 영화에서 살처분에 참여 하신 사람 중에 미술치료를 받는 분들이 나오는데 나머지 다른 사람들은 어떠한 치료를 받는지 궁금합니다.
살처분에 수십만의 군인, 소방대원, 공무원, 일용직 노동자들이 동원되었지만 미술치료를 받은 사람은 굉장히 예외적인 경우입니다. 대부분 아무 대책 없이 본인 스스로 감내해야해요. 저는 이런 점이 공장식축산이 인간의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고 보여 준다 생각됩니다. 스트레스를 감당 못해서 결국에 자살한 분이 많아요. 실제로 제가 조사를 하다가 알게 된 케이스는 축협 직원분이 자살한 경우가 있었는데 유치원 다니는 아이를 둔 아빠였어요. 특히 공무원은 낮에는 업무 처리하고 밤에 또 살처분 현장에 또 투입 되고 새벽까지 일하고 또 출근하고 이렇게 며칠 반복되니깐 뇌졸중으로 스러진 분들이 많아요. 게다가 살처분 보상비로 2조원 가까이 국민세금으로 나갔습니다. 사실 이렇게 전염병이 돌고 집단 살처분 하게 된 이유가 공장식으로 농장을 운영 한 것이 큰 것인데 그분들이 책임을 저야 되는 게 아닌가요? 농가라고 보도되지만 사실은 대부분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농장입니다. 그렇게 보상 받고 아무런 조치 없이 다시 농장을 차리고 또 전염병 터져서 살처분하고 또 보상 받고 그게 계속 반복 되는 거예요.
관객: 팟캐스트에 출연 하셔서 지금 한국이 육식매트리스에 빠져 산다고 이야기 하셨는데 고기 같은 먹는 거 말고 일상생활에 동물성이 들어간 제품은 어떤 게 있을까요?
의외로 많은 것에 들어가 있어요. 비누에 들어간다는 건 많이들 아실 거고, 약캡슐의 젤라틴이 소나 돼지의 껍질로 만듭니다. 그리고 과자! 쇼트닝! 돼지기름! 쌀과자가 쌀100%으로 만든 걸로 보이지만 여기에도 젤라틴이 첨가됩니다. 그리고 야채과자인데 닭 액기스가 들어가고 그런데 과자에 쓰일 닭에 좋은 닭을 쓰겠어요? 처치 곤란한 폐기된 닭을 우려서 만든 게 아닐까요.
관객: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보고 돈까스 안 먹게 될까 걱정 했는데 다행히(웃음)보고 나서도 고기를 계속 먹을 거 같습니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올바르게 고기를 섭치를 하는 방법이 있을까? 고기값이 싸다고 하지만 아주 싼 편은 아니잖아요. 믿고 먹을 만한 농가에서 생산한 고기를 먹을 수 있는 쉬운 방법이 없을까요?
잘 없죠. 그런 농장이 없는 이유는 유통하기가 너무 힘들기 때문이에요. 판매처가 없어서 유통 시스템이 대량생산위주로 돌아가기 때문에 그래서 원중연 씨의 흑돼지 농가 같은 경우 겨우 한곳을 뚫었지만 대구에서는 안 팔아요(웃음). 수고스럽지만 직접 찾아 보셔야 합니다. 지역 주변에 소규모로 농장을 하는 곳이 있는지. 그리고 동물보호인증마크가 찍힌 고기는 대구에서 구하실수 있을지 몰라요. 근데 그것도 공장식 축산입니다. 대량으로 키우는 곳이지만 다른 곳 보다 스톨이 크고 꼬리나 이빨을 자르는 잔인한 짓을 작업을 하지 않는 농장들이겠죠. 대안으로 콩까스도 있어요(웃음).
권현준: 시간관계상 이상으로 감독과의 대화를 마치겠습니다. 감독님 마지막으로 소감 한 말씀.
마무리를 하자면 다른 상영회 가면 질문이 다 비슷해서 오늘 질문들이 다양하게 골고루 나오고 대구는 지적인 관객들이 많은 거 같고 너무 재미있었고 대구에 사회복지영화제도 있고 여성영화제도 있고 올해 환경영화제도 생긴다던데 있을 것이 다 있는 대구는 참 멋지시네요(웃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