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거위를 노래하다 (Ode to the Goose, 2018)|드라마| 2018.11.09 개봉|121분|15세관람가
상영일정 11/08(목) 13:10 20:00 11/09(금) 16:35 11/10(토) 18:20 11/11(일) 15:05 11/12(월) 20:05 11/13(화) 11:30 11/14(수) 20:05 11/15(목) 13:45 11/17(토) 11:15 11/18(월) 18:30 11/21(수) 15:30 11/27(화) 14:45 12/04(화) 13:35 12/11(화) 20:00 (종영)
감독 장률
전직 시인 ‘윤영’은 한때 좋아했던
선배의 아내 ‘송현’이 돌싱이 되어 기쁘다.
술김에 둘은 군산으로 떠나고 일본풍 민박집에 묵는다.
‘송현’이 과묵한 민박집 사장 남자에게 관심을 보이자,
‘윤영’은 자신을 맴도는 민박집 딸이 궁금해진다.
군산에서의 둘의 마음과 시간은 서울과 달리
자꾸 어긋나기만 하는데…
시작하지 않는 남자와 시작해야 하는 여자
애매모호한 두 남녀의 군산이몽이 詩作된다
관객프로그래머 프리뷰
✔️공간, 군산, 그리고 여백
장률 감독은 <경주>에서 삶이 아니라 죽음을 비추고, <춘몽>에서 현실이 아닌 현실을 비춰 왔다. <군산>에 이르러 장률 감독은 무엇을 비추고 있을까? <군산>은 앞선 영화들처럼 공간을 우선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공간에서 벌어지는 인물들의 사건, 혹은 차라리 시선이라고 할 만한 것은 엇갈리는 서로 사이에서 공간에 의해 난반사 된다.
군산은 다양한 양상들이 뒤섞여 있는 공간이다. 오래된 공간이라는 점에서 풍파에 색이 바랜 집에서 폐허에 가까운 집들이 있다. 또, 항구는 물건과 사람이 드나드는 통로의 공간이다. 일본식 건축 양식과 벽돌과 같은 서구식 재료가 만나 건물들이 지어진다. 군산은 명확히 하나의 도시지만 여러 잔재로 이루어져 있다. 군산에 걸쳐 있는 경계는 군산에 나 있는 길들을 다만 품고 있을 뿐이다.
명쾌하고 시원한 선들이 화면을 가로지르며 그 안을 돌아다니는 인물들은 군산을 여행하는 인물, 살고 있는 인물, 지나가는 인물, 돌아오는 인물의 선을 담아낸다. 그리고 선의 구도는 매 화면마다 절제된 채 마치 하나의 연극처럼 드러나며 일상을 미적으로 숭고하게 한다. 유동적인 인물들과 다각적 배경은 서로를 반영하며 여백을 채운다. 절제는 배경으로서 그림자와 빛을, 여백을 함께 담아낸다. 이토록 담백한 여행은 꿈과 같아라. ✍ by 최준하 관객프로그래머
✔️장률이라는 스타일, 군산으로의 여행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과 <나,다니엘 블레이크>를 만든 감독 켄 로치는 “스타일은 스토리에 복무해야 한다” 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전적으로 동의한다. 스토리는 누가 봐도 영화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고, 스토리가 별로일 경우 우리는 “영화가 별로였다” 라 말하며 심심찮게 스토리 = 영화 의 공식을 세운다. 때문에 나는 가끔 <군산>같은 영화를 만날 때면 적잖이 당황하게 된다. 누가 봐도 스타일이 스토리를 이겨버린 케이스. 바꿔 말해 스토리가 정말로 “약한” 영화라고 느껴짐에도 영화는 제 나름의 힘을 갖고 관객을 계속 끌고 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스타일이 엄청나게 화려하고 반짝 반짝하는가? 그것도 아니다. 카메라 한 번 시원스레 움직이지 않으며, 관객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할 어떤 기교도 거기엔 있지 않다. “군산” 이라는 공간, 그리고 “장률”이라는 스타일만 있을 뿐이다.
결국 이 짧은 글은 “영화가 좋았는데, 대체 왜 좋았던 건지 설명할 수가 없는” 한 감상자의 작은 패배감을 다룬, 그러니까 열폭의 기록이다. 가까이 한국에서는 홍상수의 영화를 보면서 늘 느꼈던 심정, 조금 더 멀리 내다보면 에드워드 양의 영화를 보면서 했던 생각들. 시원스레 규정해내기 힘들어서 힘든 하지만 그런 생각도 잠시! 눈 앞의 풍경에 그저 이끌려 버리고 싶은 마음들이 장률 감독의 영화를 보게 되는 어떤 힘으로 작용한다. <군산>을 내가 처음 만난 올해 10월 5일의 부산국제영화제 월드 프리미어 (전세계 최초 상영) 행사에서 GV에 임한 배우 박해일은 영화를 소개하며 “군산으로 떠나보시죠” 라는 친절한 하지만 너무나 정확한 한 마디를 덧붙였다. 그래 어떤 영화들은, 분명 애써 이해하려 하기보단 편히 여행을 떠난다는 마음가짐으로 감상해야 한다! (라며 스스로 위로하고 있다) 매서운 추위가 다가오는 11월, 버스나 기차 티켓이 아닌 7000원짜리 영화 티켓을 한 장 손에 쥐고 여름의 군산으로 떠나볼 시간이다. ✍ by 최은규 관객프로그래머
*짧은 추신 – 오오극장 가까이에 있는 CGV 나라에선 “해리포터” 1탄이 재개봉해 연일 매진 사태를 이루며 시끌 벅적 하던데, 글쎄, 내가 보기엔 영화로 마법하는 사람은 그보다 훨씬 가깝고 조용한 곳에 숨어 있는지도 모르겠다. 따뜻한 시선으로 찾아봐주길.
예매사이트 안내
(로고 클릭)
■ 인터파크(좌석지정 가능)
■ 네이버, 다음, yes24 (좌석 자동 지정)
■ 인터넷예매는 500원 예매 수수료가 추가 됩니다.
■ 예매취소는 결제사이트에서만 가능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