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터스(counters, 2017, 한국)|다큐멘터리| 2018.08.23 개봉|99분|15세관람가
상영일정 08/23(목) 11:15 18:30 08/24(금) 12:05 08/25(토) 17:00 08/26(일) 11:00 08/27(월) 14:40 20:15 08/28(화) 13:10 08/29(수) 11:15 18:35 08/31(금) 19:30 09/03(월) 11:00 09/04(화) 18:10 09/05(수) 14:50
감독 이일하
전쟁을 끝내기 위해 늘 마지막 전투를 벌이는
전직 야쿠자 다카하시는 과격 혐오 시위를 접하고,
혐오주의자들을 날려버리기 위해 비밀결사대를 조직한다.
머리 쓰며, 몸 날리는 이들 때문에 시민사회는 발칵 뒤집히지만,
오히려 거리엔 예상치 못한 평화가 찾아오는데…
일본 최초 ‘혐오표현금지법’을 이끌어낸
정의의 ‘도쿄 어벤져스’ 카운터스를 만난다!
관객프로그래머 프리뷰
혐오주의자들을 향해 던지는 유쾌한 한 방!
몇 년 전, 일본 집회 문화에 대한 우스갯소리를 들었다. 일본은 행진할 때도 빨간불이 켜지면 제자리에 멈춰서 기다린다는 얘기였다. 편견 가득한 마음에 ‘일본인들이면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얘기를 들었을 당시 우리는 물대포를 맞아가며 싸웠으니까. 도로를 점거했으니까. 벽을 넘기 위해 있는 힘껏 경찰버스를 끌어냈으니까. 그런데 오늘날의 한국 상황을 떠올려보자니 그 당시의 내가 부끄러워진다. 혐오가 만연한 지금, 우리는 무얼 하고 있나. 녹색등이 켜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걸까.
영화제목인 ‘카운터스’는 ‘반박하다‘, ‘대응하다’라는 뜻을 가진 Counter의 복수형으로 2013년 혐오주의자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진 일본 저항 그룹의 이름이다. 트위터를 통해 모이게 된 이들은 혐오 시위가 발생하는 곳마다 찾아다니며 혐오주의자들을 방해하고 이들의 혐오를 알리는 활동을 한다. 규모가 커지면서 각자가 담당하는 분야의 카운터들도 생겨났는데 학술계, 언론계, 문화계뿐만 아니라 오타쿠 연합 등 다양한 개인들이 모여 활동하고 있다. 다큐 <카운터스>의 주요인물인 다카하시 또한 카운터스다. 카운터스 내 오토코구미라는 그룹의 대장이다. 이들이 투쟁하는 모습은 좀 낯설다. 야쿠자출신인 그는 혐오시위 장소에 찾아가 주동자들을 욕하고 위협하며 폭력을 쓰는 것도 서슴지 않아한다. 연행 따위 겁내하지 않는다. 더러운 일, 힘든 일은 우리가 하겠다며 앞장서서 싸운다. 혐오표현도 표현의 자유로 봐야한다는 중립 아닌 중립적인 태도에 대해, 투쟁도 법을 지키면서 해야 한다는 입장에 대해 명쾌한 한 방을 날린다. 오토코구미의 활동방식은 카운터스 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폭력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한 건, 그들의 활동방식이 혐오주의자들을 움츠리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이런 식의 운동으로 사회 전반의 혐오를 없앨 수 없다는 것은 그들 또한 잘 알고 있다. 구체적인 방식을 전부 동의할 순 없을지라도 혐오가 지니는 일상적인 폭력성을 생각해본다면 오토코구미의 활동을 비난만 할 수 없을 것이다. 다큐 <카운터스>는 그러한 갈등을 짚어내 우리들로 하여금 고민하게 만든다. 옳고 그름을 어떻게 따질 것인지 말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어떠한가. 수많은 혐오들이 난무해왔음에도 그건 하나의 의견일 뿐이라며, 표현의 자유는 보장해줘야 한다며 침묵해왔던 우리였다. 그런데 최근 혐오에 대항하는 움직임에 대해선 어떤 평가를 내리고 있나. 차별과 혐오에 반대하지만 소수자들을 향하는 폭력보다 대항하는 방식에 더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단 생각이 든다. 물론 방식도 중요하다. 그러나 ‘자유’와 ‘중립’, ‘평화’라는 이름하에 혐오라는 폭력이 숨은 채 소수자들을 괴롭힌다면 그 방식이 어떤 의미가 있을지 의문이다. 다큐 <카운터스>는 이런 맥락에서의 폭력과 저항에 대한 지난한 고민을 던져준다. 그렇지만 어렵거나 지루하지 않다. 재밌고 유쾌하며 카운터스가 이끌어내는 변화는 실로 감동적이다.눈앞에 혐오주의자들을 두고 녹색등이 켜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면 다큐 <카운터스>를 보길 추천한다. 우리에게도 카운터스가 필요하다. 혐오주의자들을 향해 어떤 한 방을 날릴지 고민이 필요하다.
✍ by 조은별 관객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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