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을 맞이하여 첫 번째 관객프로그래머 영화제 <우리영화베스트>가 열립니다.
<우리영화베스트>는 ‘커뮤니티시네마’, ‘모두의 영화관’을 모토로 독립영화전용관 오오극장과 영화의 꿈을 함께 나눈 관객프로그래머가 모든 걸 직접 기획한 영화제입니다. 지난 1년 동안 활동하면서 독특한 시각을 보여준 2기 관객프로그래머가 직접 선정한 ‘베스트’ 독립영화가 상영 됩니다. 그리고 관객프로그래머의 사회로 관객과의 대화도 준비되어있습니다.
오오극장은 이번 영화제를 시작으로 매년 관객프로그래머 영화제를 개최 할 예정입니다. 언제나 그랬지만 앞으로도 더욱 관객이 직접 참여하여, 관객과 함께 성장 하는 극장이 되려고 합니다. 2기 관객프로그래머의 피날레, 많이들 보러 와주시고 응원해주세요.
ㅇ 기간: 2018년 01월 13일(토) ~ 01월 14일(일) ㅇ 장소: 독립영화전용관 오오극장 ㅇ 주최: 오오극장 관객프로그래머 2기 ㅇ 입장료 : 일반 7000원, 할인(경로, 청소년, 멤버십) 6000원
시간표
01/13(토) | 14:00 | 16:20 | 19:30 |
박선주 감독전 – 너와 나의 거리,1미터/졸업여행/미열 | 이월 |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 | |
(GV) 박선주 감독 | (GV) 김중현 감독 | (GV) 윤성호 감독 | |
01/14(일) | 13:30 | 16:00 | 18:30 |
카운터스 | 려행 | 박강아름의 가장무도회 | |
(GV) 이일하 감독 | (GV) 임흥순 감독 | 씨네토크 with 김명선 대구여성회 성/문화 교육센터장, 전예지 관객대표 |
상영작
1. 주진하 관객프로그래머‘s Best – 박선주 감독전 / 77분/ 15세관람가
나와 당신의 거리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적당한 거리감. 공교롭게도 박선주 감독의 영화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면 그것이 아닐까. 미묘한 감정들을 다루면서도 끊어지듯 연결되는 장면들은 너무나도 현실을 닮아있어 정신을 차려보면 어느새 경계심을 낮춘 채 영화를 바라보는 나를 발견한다. 나의 모든 것은 결코 나만의 선택일 수 없다. 홀로 완전해지기를 꿈꾸며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도 주변 사람들의 분위기와 움직임에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고서 살아왔다고 단언할 수는 없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별 것 아니라 여겼던 그 별 것들에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영향을 받으며 살아간다. 명확한 감정과 이유 있는 갈등, 납득할 수 있는 이해만 존재하는 세상이라면 조금 더 논리적인 설명이 가능했을 나와 당신의 거리감. 우리는 어쩌면 그 거리감으로 인해, 나를 좀 더 이해하게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박선주 감독의 세 작품 ‘너와 나의 거리, 1미터’, ‘졸업여행’, ‘미열’은 의도한 것이었든, 의도하지 않았든 감정을 안은 이야기는 호소하지 않아도 충분히 전달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영화다. 또한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그 거리감 속에 비친 우리의 모습을 마주하는 시간을 기꺼이 허락해준다. 내가 누구든, 어떤 상황에 놓여 있든, 우리는 자연스레 그 속에서 ‘나’를 만나게 될 것이다.
•너와 나의 거리, 1미터 / 9분
감독: 박선주
출연: 류혜영
방과 후, 중창단원인 유나는 청소를 하러 음악실로 향한다. 음악실 안은 혜윤이 동호에게 선물을 받았다는 사실로 떠들썩하다. 혜윤은 무척이나 들떠있고, 주위의 친구들은 혜윤을 부러워하지만 유독 유나만 기분이 좋지 않아 보인다. 그런 유나의 모습에 혜윤은 유나가 동호를 좋아하는 것으로 오해를 한다. 하교 길, 둘은 결국 다투게 된다.
•졸업여행 / 32분
감독: 박선주
출연: 류혜영, 박주희
고3 여름방학, 유나와 혜윤은 락 페스티벌을 가기 위해 부모님을 속이고 인천으로 떠난다. 그런데 그녀들이 보고 싶었던 뮤지션의 공연이 다음날로 연기가 된다. 둘은 어쩔 수 없이 다음날 티켓을 예매하고 인천에서 하루를 더 보내게 된다. 다음날, 유나가 분명히 손에 쥐고 흔들었던 락 페스티벌 티켓이 없어진다. 이에 혜윤은 돈을 빌리기 위해 사촌오빠에게 연락을 하고, 이런 상황이 부담스러운 유나는 락 페스티벌에 가지 말자고 말하지만, 혜윤은 락 페스티벌에 가지 않는다면 여행에 올 이유가 없었다며 화를 낸다. 그리고 유나에게 묻는다. “”넌 여기 왜 온건데? 락페 가려고 온거잖아. 아니야?”
•미열 / 36분
감독: 박선주
출연: 한우연, 전석호
은주는 남편에게 말하지 못한 비밀이 있다. 평온하던 어느 날, 불현듯 걸려온 전화 한 통이 그들의 삶을 뒤흔든다.
2. 최은규 관객프로그래머’s Best – 이월 /112분 /15세 관람가
추운 계절이 머무는 곳 “이월” 은 집을 나온 여주인공 민경이 머무르는 공간과 그녀의 시선을 따라가는 영화다. 감옥에 있는 아버지를 뒤로하고 이리저리 거처를 옮기는 동안, 누군가의 호의가 이어지지만 어떤 이유로든 그 온기는 이내 식어버리고 그녀는 새로운 공간을 찾아야만 한다. 이런 설정의 영화들 다수는 대체로, 주인공의 표정과 내면을 관객에게 설득시키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한다. 하지만 “이월” 은 민경을 굳이 관찰의 대상으로 전락시켜 그녀를 바라보는 관점을 제한하지 않는다. 그보단 그녀가 머무르는 공간의 전체적인 공기와 질감을 전하는 데 주력하고, 계절의 변화처럼 자연스러운 흐름 속에서 그녀가 어떻게 이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지, 아니 살아남는지를 보여준다. 선뜻 쉽게 이해되고 마음에 와닿는 캐릭터는 아니지만, 그런 알 수 없는 속성이 오히려 그녀를 바라보는 시선에 어떤 풍부한 물음거리를 제공한다. 가끔은 질려 외면하고 싶다가도, 이내 나도 모르게 화면을 곁눈질하면 거기엔 어김없이 그녀가 있다. <꿈의 제인> <스틸 플라워> 등의 이름과 함께 오랫동안 언급될, 또 한편의 홈리스영화. 작년 제 43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감독: 김중현
출연: 조민경, 이주현
도둑강의를 들으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민경. 알바를 하는 만두가게에서 몰래 푼돈을 훔치고 진규에게 용돈인지 화대인지 모를 돈을 받으며 생활하지만 아버지의 합의금도, 영치금도 게다가 보증금마저 다 까인 밀린 월세도 낼 수 없다. 무작정 집을 나왔지만 막상 갈 곳이 없는 민경은 한때 룸메이트 였던 대학 친구 여진을 찾아간다. 우울증으로 여러 번 자살을 시도했던 여진의 행복한 모습이 어디인지 못마땅하다. 민경은 여진에게 함께 지내도 된다는 얘기를 듣고 안도하지만 그마저도 갑작스러운 은진의 방문으로 산산조각 난다. 여진을 피해 도망치던 민경은 차가운 웅덩이에 빠진다. 컨테이너에서 앓고 있는 민경은 진규의 도움으로 그의 집에서 살게 된다. 진규의 아들 성훈은 민경이 엄마이길 바라며 다가오지만 민경은 밀어낸다. 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성훈에게 애정을 느끼기 시작하고 그렇게 그들과의 작은 행복을 꿈꿀 무렵, 진규의 교통사고 소식이 전해진다. 그리고 민경은 성훈을 버리고 또다시 거리로 나간다
3. 이석범 관객프로그래머’s Best –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 / 77분/ 15세 관람가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이하 ‘구하라’)를 두고 누군가는 고다르의 장편 제목이 생각난다고 할 것이고, 누군가는 웹드라마의 부흥의 시작을 알렸던 작품이라고 할 것이며, 다른 누군가는 박희본과 한예리등의 스타배우들을 배출한 영화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내게 이 웹드라마가 기억에 남는 것은 그저 ‘재밌기’ 때문이다. 미국드라마 [오피스]와 [팍스 앤 레크리에이션]에서 영향을 받은듯한 페이크 다큐멘터리의 형식, 하나씩 나사가 빠져있지만 사랑스러운 등장인물들과(혁권 더 그레이트, 이모미, 조 목사) 재치있는 풍자에서 우러나는 허를 찌르는 유머([우익청년 윤성호] [두근두근 시국선언][두근두근 어버이연합])는 윤성호 감독이 가진 매력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후 윤성호 감독은 [대세는 백합][썸남썸녀][내일부터 우리는][출출한 여자]등의 웹드라마를 감독/제작하였고 그런 의미에서 구하라는 윤성호 감독이 웹드라마를 보여준 세계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감독: 윤성호
출연: 황제성, 박혁권, 박희본, 조한철, 서영주, 김정화, 한예리, 이채은, 배용근, 백현철
에피소드1. 두근두근 오디션. 가련한 매니저 재민(황제성)은 배우 혁권(박혁권)과 함께’ㅂ’영화사에 오디션을 보러 온다. 요새 자신의 주가가 오르고 있다고 생각한 혁권은 괜한 썰들을 풀어가며 재민을 당황시키고, 영화사 대표와 감독의 표정은 굳어간다.
에피소드2. 두근두근 김하나. 재민의 누나 재주(서영주)와 목사 형 한철(조한철)은, 재민의 생일상 준비로 바쁘다. 재민이 이혼한 전처 하라와 다시 만났으면 하는 두 사람. 눈치를 많이 보는 편인 목사 한철은 재주와 자신이 결혼 전에 겪은 해프닝을 회고한다.
에피소드 3. 두근두근 홍어드립. 오디션을 마치고 나온 재민은 뜻밖에 전처 하라의 전화를 받는다. 당황스러우면서도 설레는 마음. 상황 파악 못하는 혁권. 한편, 돈 없는 재민이 사무실처럼 애용하는 단골 카페에서는 알바 희본(박희본)에게 홍어 택배가 배달되고, 붙박이로 앉아 있던 손님이 냄새를 맡는다.
에피소드4. 두근두근 핑크무비. 누나네 집에 가기 전, 배우 용근(배용근)과 미팅을 하기 위해 가화에 들른 재민. 최근의 경력에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용근은 혁권 못지 않게 실없는 소리를 해대고…이 지랄.
에피소드5. 두근두근 화보촬영. 재주 한철의 집에 다 모인 재주 재민 재은 삼남매와 그 파트너들. 모두 커플인데 혼자 돌싱이 되어 온 재민의 기분이 착잡하다. 그런 재민을 어설프게 위로하는 한철 때문에 더 착잡해지려는데 배우 김정화로부터 걸려온 전화. 뭔가 단단히 심통이 나 있는 정화.
에피소드6. 두근두근 어버이연합. 동남아 여행 중인 삼남매의 부모님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온다. 지루해하는 삼남매에게 지난 ‘좌파’(?)정권에 대한 엄청난 양의 수다를 쏟아내는 엄마 아빠. 한편, 재민은 집 뒤 텃밭에서 하라 생각에 젖고 비에 젖고.
에피소드7. 두근두근 알파베타. 결혼을 생각하고 있는 재은에게 겁 먹은 현철. 원치 않는 이혼을 한 재민은 그 둘이 부러울 뿐이고. 한편, 카페 가화에서 일하게 된 모미는 알바 시작 후 최초로 해리성 정체 장애 증상을 보이는데.
에피소드8. 두근두근 레알잉여. 누나 집에 얹혀 살게 된 재민의 고달픈 기상시간. 누나 부부는 아침마다 <워낭소리> 흉내를 내고… 한편 카페 가화에서는 일찍 퇴근하려는 모미, 아니 모미β와 희본이 실랑이를 벌인다.
에피소드9. 두근두근 유니섹스. 손님과 잉여의 대화를 나누던 재민은, 일전에 혁권이 오디션을 봤던 영화사로부터 반가운 전화를 받는다. 제안받은 캐릭터를 설명해주려는데 혁권의 설레발은 여전하고. 이 때 전처 하라로부터 걸려오는 전화! 두근두근 재민의 마음.
에피소드10. 두근두근 150억년. 통화를 끝내고 절망스러워진 재민을 둘러싸고 다들 한마디씩 훈수를 두고 싶어한다. 늘 그렇듯 괜한 소리들. 그런데 그 헛소리, 흰소리, 하나마나한 소리가 모여 우주를 이루는 거 아닐까, 150억년 전에 탄생한 이 우주, 이 지랄.
4 정석원 관객프로그래머’s Best! – 카운터스 / 96분 / 15세관람가
몇 년 전 일본 전역에서 일어났던 혐한시위에 대한 보도는 일본의 행태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분노를 안겨주었다. 그러나 그 맞은편에 한국인들에게 미안하다며 울고 있던 일본인이 있었고 혐오 시위를 저지하기 위해 그들의 길을 가로 막고자 몸을 던진 ‘카운터스’들이 있었다. <카운터스>는 너무나 거대해 보였던 벽을 조금이나마 무너뜨리는 과정을 흥미롭게 다룬다. 최근 국제정세를 생각한다면 정말 한숨밖에 나오지 않는다. 어린 시절 내가 어른이 되면 통일이 돼 있겠지 생각했는데 이미 예비군 3년차를 맞이하고 있고 남북 어린이들이 퀴즈대결을 하는 프로그램도 봤지만 지금은 남북 간에 제대로 된 소통 채널조차 없어졌다. 중국의 사드 뒤끝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더 답답하게 느끼는 것은 일본과의 관계와 일본 정치권의 행태다. 예전부터 영토문제 과거사문제로 시끄러웠지만 우경화가 심화되면서 더 노골적으로 변했다. 북한의 도발이 더 심해지면서 북풍을 우리 정치권보다 더 이용했고 ‘전쟁 가능한 보통 국가’로의 개헌을 위한 의석까지 장악했다. 정치와 외교가 힘 있는 자들의 힘만 키워주고 있는 지금, 세상의 모든 ‘카운터스’들이 나서야 할 때이고 이 영화를 보러 극장을 찾아 온 당신도 ‘카운터스’가 될 자격이 있다.
감독: 이일하
오늘만 살아가는 남자, 야쿠자 다카하시는 어느 날 헤이트 스피치(혐오 데모)를 목격한다. 데모에서 차별과 혐오를 조장하는 것을 느낀 그는 야쿠자를 그만두고 혐오 데모를 저지하는 카운터스의 편에 서게 된다. 그리고 다양한 사람을 모아 폭력을 불사하는 초압력 조직 오토코구미(男組)를 결성한다. 전직 야쿠자가 혐오주의자들에게 날리는 카운터 펀치가 시작된다.
5. 금동현 관객프로그래머’s Best – 려행 / 86분 /12세관람가
억압된 것의 회귀 1948년 한국 분단으로부터 70년의 시간이 지났다. 한 명이 살고 죽는 시간동안, 분단국가라는 비극적 명명은 점차 우리 뇌리로부터 사라졌다. 통일은 “경제적 문제”로 사장되었으며, 북한은 “군사적 문제”로 우리의 적이 되었다. 정치와 경제, 안보와 사상. 거시적인 담론은 그렇게, 70년이란 시간이 흘렀다며 양국 간의 ‘이질성’을 강조하며, 북한과 접점이 없는 다수자들을 규합시켰다. 임흥순 감독의 <려행>은 정확히 그 반대의 이야기다. 전작 <위로공단>을 통해 이미, 산업화의 거시 경제담론이 묻어버린 여성 노동자를 역사의 위치에 자리 메겼듯, 북한산을 오르는 탈북자의 개인사들이 영화를 이끌어나간다. 그리고 놀랍게도(!) 우리는 언론이 조명하지 않았던 북한의 고유한 이야기와 우리나라의 냉철한 현실을 보게 된다. 나는 임흥순 감독의 영화에서 언제나 규명불가능한 성질의 공포를 느낀다. 영화학자 로빈 우드는 사회집단이 꾸는 악몽으로서의 공포 영화에서는 문명이 억압한 것들이 괴물의 형태로 귀환한다고 지적했다. <려행>에도 깔린 은은한 공포는 이런 성질이 아닐까. 단언컨대, <려행>은 쉬운 영화가 아니다. 편리한 답변은 고사하고, 서사를 구조화하기도 어렵다. 우리는 커다란 느낌표를 공유하겠지만, 각각의 수많은 물음표가 또한 생길 것이다.
감독: 임흥순
가깝지만 갈 수 없는 곳. 북한을 탈출해 이곳 서울에 도착하기까지 탈북 여성들의 과거와 현재의 여정을 픽션과 다큐멘터리, 판타지가 뒤섞인 독특한 형식으로 그린 시적 다큐멘터리. 2015년 한국 최초로 베니스비엔날레 미술전에서 은사자장을 수상한 <위로공단> 임흥순 감독의 신작이다.
6. 조은별 관객프로그래머’s Best – 박강아름의 가장무도회 / 93분 /15세관람가
우리는 자신 그리고 타인의 외모에 얼마나 자유로울까? 살면서 외모평가를 한 번도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얼마나 될까. 그 와중에 자신의 외모를 있는 그대로 받아드릴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나에겐 다양한 모습이 있는데, 말 그대로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모양’이 나의 전부를 평가하는 사회에 살고 있진 않나. 그리고 그 안에서 나 또한 나의 외모를 평가하고 있진 않나. 다큐 <박강아름의 가장무도회>의 아름은 연애를 하고 싶으나 번번이 실패한다. ‘나는 왜 남자친구가 안 생길까?’ 다큐 감독이기도 한 그녀는 카메라를 들고 주변인들에게 실패 이유를 묻기 시작한다. 그들은 하나같이 입 모아 말한다. “외모 때문이에요”. 정말 외모 때문일까? 그 날부터 아름은 자신의 외모가 신경 쓰이기 시작한다. 자신의 몸이 못생겨 보이기 시작한 그녀는 그들의 말대로 스스로를 꾸며보려 노력한다. 그러나 또 다시 연애는 실패. 뭐가 문제일까. 정말 외모 때문일까. 그녀는 답을 찾기 위해 하나의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바로 ‘박강아름의 가장무도회’. 아름은 자신만의 스타일을 벗어나 ‘히피스타일’, ‘교복스타일’, ‘교포스타일’, ‘히잡스타일’ 그리고 ‘고시생스타일’으로 꾸민 뒤 거리를 활보하고 사람들을 만난다. 과연 사람들의 반응은 달라졌을까? 아름은 원하는 것을 얻었을까? <박강아름의 가장무도회>는 ‘외모지상주의는 나쁘다’라는 교훈을 넘어선다. 선의든, 악의든 우리들 속에 내면화된 외모지상주의를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그리고 그 안에서 고민하고, 상처받고, 아파하는 자신을 바라보며 자신 또한 자신의 외모에 자유롭지 못했음을 고백한다. 이러한 고백은 다시금 우리에게 ‘우리는 자신 그리고 타인의 외모에 얼마나 자유로울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한다. 그렇다면 답은? 함께 <박강아름의 가장무도회>를 보자. 보면서 아름과 함께 울고 웃으며 답을 찾아가보는 건 어떨까.
감독: 박강아름
고등학교 예술강사이자 영화감독인 박강아름은 모태솔로다. 십대 제자들과 대학원 동료들은 그녀가 번번이 소개팅에 실패하는 이유가 그녀의 외모 때문이라고 입을 모아 충고한다. 그녀가 예쁘지 않은데다가 꾸미려고 하지도 않기 때문이란다. 그녀는 사람들이 말하는 여성적인 외모를 갖기 위해 다이어트에 돌입하고 겉모습을 바꿔보려 한다. 하지만 여전히 소개팅에 실패한다. 누군가를 만나 사랑 받으면 외로움이 줄어들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한 일들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녀는 자기 자신에게서도 멀어지고 있음을 깨닫는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그녀는 대답을 찾기 위해 카메라의 시선을 자기에게 돌린다. 그녀는 사회가 요구하는 여성성의 코스튬을 걸치고 자신과 주변을 관찰하는 실험을 시작한다. 이 실험은 어떤 결론에 다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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