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파좀비(Papa Zombie, 2016, 한국) |드라마| 2016.12.29 개봉 |전체관람가|89분
상영일정 12/29(목) 18:45 12/30(금) 15:05 12/31(토) 13:30 01/01(일) 14:20 01/02(월) 16:40 01/03(화) 18:55 01/04(수) 11:00 01/05(목) 11:50 01/07(토) 15:15 01/09(월) 11:00 01/10(화) 14:50 01/11(수) 16:30 01/12(목) 17:35 01/13(토) 13:50 01/18(수) 20:30 (종영)
대한민국에서는 평균 남자
집에서는 평균 이하 우리 아빠! 좀비로 거듭나다?!
백수 생활만 올해로 4년째인 아빠는 하는 일마다 허탕에, 면접은 매번 낙방이다.
아빠를 사람 취급도 하지 않는 엄마, 철없는 삼촌, 아무 생각 없는 5살 동생과 살고 있는 승구는
아빠의 사업 실패로 이사오게 된 수상한 동네에서 황당한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바로 이 동네에 좀비가 있다는 것!
근데 잠깐, 이 좀비 어디선가 본 얼굴? 바로 우리 아빠?!
승구는 설상가상 아빠를 진짜 ‘좀비’라고 여기고 가족을 구하기 위해
좀비가 된 아빠를 퇴치해야 한다고 믿는다.
과연 아빠는 승구의 오해를 풀어줄 수 있을까?
관객프로그래머 프리뷰
당신도 좀비입니까?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최정운 교수는 며칠 전에 나온 본인의 신간 저서 <한국인의 발견>에서 한국의 문학작품들을 통해 시대별로 한국인의 상태를 분석했는데 한국전쟁을 겪은 50년대 한국인들을 ‘좀비’라고 규정한다. 전쟁의 폐허가 남은 무력감으로 생명력을 잃고 성욕도 사라져버린, 세상과의 친밀함을 잃어버리고 소외된 세상에서 의무감으로 일상을 반복하는 ‘좀비’라고. 그리고 그러한 좀비는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 구성원들의 대다수를 차지한다고 말한다. 이 영화는 바로 현재 우리 옆의 아니, 우리 자신일지도 모르는 ‘좀비’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승구네 집에 두 명의 ‘좀비’가 산다. 한 명은 삼촌이고 다른 한 명은 승구 아빠 한철 씨다. 삼촌이야 원래 작가라는 핑계로 노숙자 생활을 경험한다며 노숙자들이랑 어울려 다니고 로봇 피규어를 모으는 등 덕질을 일삼는 ‘좀비’ 부류로 분류된 사람이었지만 아빠는 한때 음식물 쓰레기로 소화기를 만드는 창조적인 벤처기업의 일원으로서 어엿한 가장이었고 말 그대로 자랑스러운 아빠였지만 회사가 망하고 그도 ‘좀비’가 되고 만다. ‘좀비’가 된 아빠 때문에 엄마랑 자식들만 괜히 고생인 것 같아 승구는 아빠를 멀리 보내버리고 싶어 이런저런 계획을 짜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이런 와중에 연말을 맞아 승구 학교의 부모님 초청 간담회와 동생 승하 어린이집의 학예회가 다가오는데…
글을 통해 짐작이 되겠지만 이 영화는 기존의 수많은 영화들이 활용했던 것처럼 좀비를 다루지 않는다. 우리 스스로가 그렇게 됐든 세상이 그렇게 만들었든 우리가 바로 ‘좀비’가 된 것은 아닐까 하는 질문을 던진다. 직장이 없고 돈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인간’이 되지 못하고 ‘좀비’의 무력함만을 흡수해버린 우리의 자화상이 잘 드러난다. 영화가 더 씁쓸한 것은 어린이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다. ‘좀비’ 아빠를 둔 죄로 학원에 다니지 않고 공놀이를 하다 문제아로 취급받고 어린이다운 고민조차 하지 못한다는 자괴감에 빠지고 심지어 눈앞에서 부모님이 쌈박질을 하는 것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는 지경에까지 이른다. 그래도 아이들은 주저앉지 않는다. ‘좀비’가 된 어른들 틈에서 ‘인간’으로 남고 싶은 아이들의 안간힘이 웃프게 다가온다.
사회가 어떻고 시국이 어떻고 해도 연말은 연말이다. 그 안에 담고 있는 것이 ‘좀비’와 같은 우리의 슬픈 자화상이긴 하지만 이 영화는 연말을 맞아 가족들과 함께 보기에 좋은 영화임은 분명하다. 이번 주에 개봉할 영화들 중에서 다른 건 몰라도 이 영화만큼은 꼭 가족들과 함께 봤으면 좋겠다. by 정석원 관객프로그래머
아이의 눈에도 공포영화 같은 현실
‘파파좀비’라니 제목이 참 귀엽다고 생각했던 것도 잠시, 한 가족의 이사로 시작되는 스토리는 처음부터 영화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를 조금씩 드러낸다. 평범한 가정의 가장이었던 아빠와 옛날부터 이상했던 삼촌을 중심으로 한 좀비소동은 아이들에게는 무엇보다 현실감 있는 사건이 되지만, 영화를 보는 우리는 그 상황이 사실인지 거짓인지를 판단할 생각을 내려놓고 영상을 바라보게 되기도 한다. 아이들이 줄곧 이야기하는 ‘좀비’가 무엇인지, 너무나도 자명히 알고 있기 때문일 거다.
영화는 내내 아이들 간의 밝은 분위기와 좀비가 등장하는 공포스런 상황을 교차시켜 보여주지만, 그 속에 담긴 것들은 모두 슬프고 지독한 현실이다. 장면마다 유머를 계속해서 던지는데도 불구하고 슬프다. 팔리지 않아 처치 곤란인 소화기 더미에 가려진 창문, 놀이터에 모인 아빠들 모두 영화의 유머 소재로 사용되지만 마냥 웃어넘길 수만은 없다. 특히나 아빠와 엄마가 함께 어린 동생인 승아를 요리했다는 상상을 하는 장면의 대사는 섬뜩하기까지 하다. 동화 같은 이야기에 현실이 담기면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지를, 영화는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치의 의심도 없이 좀비가 된 아빠를 쫓아내겠다는 결심을 하는 아이의 마음이 너무나 굳건해서 가끔은 의문스럽기도 했지만.
‘아빠가 좀비가 된 것 같아요.’
재기발랄한 상상이다. 좀비라는 소재를 표현하기에 가장 적절한 화자를 사용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현실을 다룬 이야기들이 가지는 뻔함을 조금이나마 지울 수 있었던 것은, 영화의 시선이 대부분 아이의 눈에서 시작된다는 것이 아닐까. 영화 속 ‘좀비’의 존재는 아이들이기에 가능한 상상이자 현실이기 때문이다. 아이의 말, 아이의 행동 하나에 달라지는 아빠의 모습 역시 아이의 시선에서 그려져서 더욱 극적이었다. 이유 없이 좀비가 된 아빠를 미워하는 것도,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그런 아빠를 보며 환하게 웃는 것도.
그래서 생각하게 된다. ‘아빠’와 ‘좀비’ 사이에 비어있던 것은 과연 무엇일까. 우리는 과연 사람처럼 살아가고 있는 걸까.by 주진하 관객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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