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오오극장 관객프로그래머 영화제
[지금의 독립영화라는 것]
<지금의 독립영화라는 것>은 말 그대로 지금의 독립영화라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관객프로그래머들의 질문에서 비롯된 자리입니다. 우리는 어떻게 독립영화를 긍정할 수 있을까요. 그러긴 위해선 먼저 그것을 더 알아가야만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어라고 정의하기도 어려운 이 ‘독립’영화라는 것이 대체 무엇인지, 그것은 현재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이 자리를 통해 조금이라도 실마리를 얻기를 기원해봅니다.일정: 9/22(금) ~ 9/24(일)
주최: 오오극장 관객프로그래머
예매: 디트릭스
시간표
9/22(금) | 9/23(토) | 9/24(일) |
14:00 <ㅅㄹ,ㅅㅇ,ㅅㄹ> GV | 13:00 <사갈> GV | |
16:30 <파산의 기술> 씨네토크 | 17:00 <김나영 감독 강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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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5 <홍민키 감독전> GV |
19:00 <그럴 수도 있지> GV |
9월 22일(금) 19:15 홍민키 감독전 GV 홍민키 감독 참석 |
임아현 관객프로그래머 홍민키 감독의 작품은 영화관 상영뿐만 아니라 여러 전시공간에서 비디오 작품으로 전시되었던 작품들이다. 스스로의 이야기를 부여잡고 탐구해낸 역사들이 애니메이션으로, 디지털 세상의 언어로, 낯선 가상 배경의 세계로써 드러난다. 독립영화를 자본과 권력에서의 독립으로 보기도 하지만,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정서적인 독립이다.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영상 언어로 구현할 때 잊어버리지 않아야할 정체성이다. 그리고 이것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건 홍민키만의 독특한 연출 방식이다. 게임의 인터페이스와 비슷한 듯, 현실 세계와 거리감 있는 영상 속 세계는 관객들로 하여금 다양한 감상을 일으킨다. 영화들 속 어떤 인물, 어떤 층위에서 보느냐에 따라 느끼는 감각은 달라진다. 이질감, 불편함, 어딘가 뒤틀려 보이는 현실 속에서 따라붙는 의문들을 감독과의 만남을 통해 나누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
<리얼 서바이벌 가이드 공중도시 2화: 디지털 안내견 똘똘이> Real Survival Guide Gongjung Dosi Episode 2: Rover the Digital Guide Dog, 2022 | 설치 미술 | 15분 “혹독한 현실을 하루하루 버티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한 자리”라는 토크쇼 오프닝과 함께 시각 장애인 유튜버 양주혜님이 소개된다. 그녀가 풀어내는 시각 중심의 디지털 문화에 관한 이야기는 시스템 오류로 갑작스럽게 등장한 ‘디지털 안내견 똘똘이’에 의해 사유화된 복지 시스템을 의도치 않게 겨냥하게 된다. <들랑날랑 혼삿길> I Smell Wedding Bells, 2021 | 다큐멘터리 | 한국 | 40분 친형이 여자친구와의 결혼으로 안정적인 사회 제도에 진입하는 반면, 형과 비슷한 시기에 외국인 남자친구와 연애를 시작했지만, 결혼, 비자 문제 등 제도적 한계에 부딪히는 상황 속에서 대안을 끊임없이 모색하는 삶에 대해 조명하고자 한다. 동시에, 결혼 적령기에 접어든 퀴어 구성원을 둔 이성애 가족의 경험을 통해 성소수자와 커밍아웃 그리고 결혼에 대한 고민을 당사자들의 시점으로 풀어낸다. <낙원> Paradise, 2023 | 다큐멘터리 | 한국 | 31분 큰 규모의 상업 구역임과 동시에 문화적 요충지였던 종로는 최초의 영화관인 단성사를 시작으로 여러 극장들이 자리 잡은 곳이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뀜에 따라 이런 극장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줄어들면서 하나씩 문을 닫게 되고, 그중 몇몇 삼류극장은 사회 변두리에서 자신들의 문화적 공간을 찾아 헤매던 게이들의 만남 장소로 점차 변모한다. 극장 운영자로선 ‘호모’들이 핵심 고객층이 됨으로써 그들의 ‘일탈적 행위’를 묵인하고, 때로는 그들을 변호해야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리고 이런 “호모 애용 극장”과 함께 종로 뒷골목 곳곳엔 게이바들이 들어서면서, 80년대 밤의 종로는 게이들의 낙원이 되기 시작한다. |
9월 23일(토) 14:00 ㅅㄹ,ㅅㅇ,ㅅㄹ GV 강예은 감독 참석 |
김주리 관객프로그래머 <ㅅㄹ, ㅅㅇ, ㅅㄹ>은 오래된 기억으로부터 아련한 향수를 꺼내오는 대신 그 속에 잠들어 있던 어떤 괴로움을 새로이, 혹은 다시금 인식한다. 도처에 있는 폭력에 맨 살갗을 내놓은 것처럼 서글픈 감정의 파도 속에서, 우리들은 감각을 곤두세운 채 ‘지금의 독립영화’에 대한 모종의 응답을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
<ㅅㄹ,ㅅㅇ,ㅅㄹ> The Quiet Noise, 2020 | 다큐멘터리 | 한국 | 63분 감독 강예은 아이는 ( )이/가 괴롭다. |
9월 23일(토) 16:30 파산의 기술記述 씨네토크 윤아랑 평론가 |
류승원 관객프로그래머 열악한 노동의 풍경을 쫓아가다보면, 이윽고 황폐한 폐허의 풍경을 맞닥뜨리게 된다. 다수의 독립영화들, 특히 독립다큐멘터리들은 이 폐허의 풍경을 어떻게 담아낼 것인가 고민한 흔적들이 역력하다. 그 폐허를 발생시킨 시스템에는 적의가 도사리지만, 어쩐지 그 풍경들 자체에 대해서는 작품들 개개의 시선이 자주 모호하게 느껴진다. 생겨나지 말았어야하는 풍경이 아름답게 느껴진다면 그것은 잘못된 감흥일까. 이강현 감독의 <파산의 기술記述>에서 폐허의 이미지들이 나는 왜 이렇게 홀릴까. |
<파산의 기술記述> The Description of Bankruptcy, 2006 | 다큐멘터리 | 한국 | 61분 감독 이강현 매일같이 신문지상에 오르내리는 수많은 사건과 사고들. 그러나 아무리 끔찍한 사건과 사고라도 그것이 일상적이라면 내성이 생긴다. 2000년을 전후로, 한국의 조간신문과 저녁뉴스시간엔 범인도, 용의자도 없는 사회적 타살의 소식들이 넘쳐나기 시작했다. |
9월 23일(토) 19:00 그럴 수도 있지 GV 김종재 감독, 장근영 배우 참석 |
박정윤 관객프로그래머 그 어떤 순간도 독립영화가 될 수 있다. 조금은 평범하거나 단조로워 보이더라도, 소란한 사건이 몰아치거나 끊임없이 새로운 일이 생기진 않더라도. <그럴 수도 있지>에서는 독립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마주쳤을 일곱 배우가 모여 앉아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연기인지 실제인지 알 수 없던 배우들의 모습을 하루가 조금 넘는 시간 동안에 남아냈다는 이 영화엔 우연한 만남이, 삶에 대한 생각이, 찰나의 대화가 있다. 조금은 평범하거나 단조롭더라도, 소란한 사건이 끊임없이 생겨나진 않더라도 독립영화가 되기에 충분한 순간들이 이 영화엔 가득하다. |
<그럴 수도 있지> Oh, well!, 2022 | 드라마 | 한국 | 100분 감독 김종재 출연 박종환, 이재우, 장근영, 차지현, 김소이, 정수지, 김휘규 산 중턱에 있는 쉼터, 어느 정도 알려진 배우 A, 그리고 A를 따라 등산을 온 배우 B가 나란히 앉아 쉬고 있다. 한편 멀리서 A를 알아본 배우 D는 몇 년 전, 어느 영화제에서 A와 술을 마신 경험이 있다며 배우 C에게 같이 가서 인사해 보자 한다. C는 탐탁지 않지만 D와 함께 가서 인사를 한다. 다행히 A는 D를 알아보며 생각보다 반가워한다. 장소를 옮겨 근처 A의 집에 온 네 사람. A, B, C, D는 연기 이야기를 시작으로 서로의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A, B, C, D는 술을 마시면서 조금 더 진솔한 이야기들이 오가게 되고 분위기도 점차 무르익어 간다. 해가 질 무렵, A의 집에 배우 E, F, G가 찾아온다. A, B, C, D, E, F, G는 서로 어느 정도 아는 관계도 있고 오늘 처음 본 관계도 있다. 다시 이야기가 시작되면서 그들은 각자의 이야기 속에 보이지 않는 경계선이 미세하게 존재함을 느끼게 된다. |
9월 24일(일) 13:00 사갈 GV 이동우 감독 참석 |
김건우 관객프로그래머 올해 영화제의 주제를 듣자마자 내 머릿속에는 사갈만이 떠올랐다.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것에 대하여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라는 도발적인 서문으로 시작하는 이 영화는 한때 영화 공부를 같이 하던 지인을 따라가며 그의 전락의 순간을 포착한다. 가히 충격적이라 할 수 있는 이 영화에서 당신이 결국 목도하게 되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지금, 여기, 우리의 독립영화에서 경험할 수 있는 어떤 궁극일지도 모른다. |
<사갈> SAGAL: Snake and Scorpion, 2022 | 다큐멘터리 | 한국 | 156분 감독 이동우 몇 편의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 |
9월 24일(일) 17:00 김나영 감독 강연 <일과 영화> |
금동현 관객프로그래머 밤의 꿈이 우리를 일상과 다른 곳으로 데리고 간다면, 낮에 꾸는 꿈은 일상 곁에 있다. 곁에 남은 꿈은 더 오래 머무르는 것 같고, 낮잠에서 깬 우리는 꿈에 대해 생각―상기하는 게 아니라―한다. 그 적당히 어둑한 곳에, 김나영의 영화가 있는 것 같다. |
일과 영화 십여 년 동안 생활을 위한 일과 영화 만들기 사이를 오가며 느낀 것을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때때로 일을 그만두거나 그보다 자주 영화와 멀어지기를 반복하면서 불안정한 직업과 불완전한 영화 세계를 헤매게 된 경위에 대한 이야기가 될 것 같습니다. 김나영 감독 <러닝 포토스> 제17회 부산독립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제13회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 <시험 후> 제18회 부산독립영화제 대상, 제18회 대구단편영화제 경쟁부문 <사랑에 관한 작은 창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