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작품은 <모서리>입니다. 인생의 매 순간 ‘처음’은 있고 처음 겪는 일은 누구에게나 당황스럽습니다. 학교 책상에 엎드린 채 잠을 자고 있던 송이는 잠에서 깬 후 물을 뜨러 가던 중 책상에 음부를 부딪히게 됩니다. 송이는 모서리를 통해 생전 처음 느껴보는 기분을 느끼게 되는데요. 어렸을 적 느끼는 첫 오르가즘과 유아기 자위에 대한 외부적 억압의 트라우마가 한 사람의 인생에 고착화된 모습을 보여줍니다.
두 번째 작품은 이창동 감독님의 <버닝>과 <심장소리>의 각본가인 오정미 감독의 <미스터 쿠퍼>입니다. 남자친구가 있는 여자에게 생리가 늦어진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이유영 배우가 연기하는 인애는 생리가 일주일이나 늦어지자 불안감에 휩싸입니다. 하지만 남자친구 민구는 인애의 불안함을 극도의 예민함으로 치부합니다. 맑고 투명하지만 정체는 모호하기만 한 쿠퍼액처럼 인애의 삶을 지배하는 이 의문스러운 사회에서 인애는 서서히 그 불안의 정체와 맞닥뜨리게 됩니다.
마지막 작품은 <바르도>는 제주도를 배경으로 여성의 몸을 장르적으로 풀어갑니다. 제목의 ‘바르도’는 사람이 죽은 후 다시 환생하기까지 머물게 되는 중간 상태를 말합니다. 극 중 엄마는 할머니가 죽고 49일째에 주인공 해선을 낳았고, 해선 또한 어머니의 49재가 가까워져 오자 조산기가 느껴집니다. 여성 몸의 서사를 신화적으로 재해석하고 신비로운 음악성까지 더해진 장르적 개성이 짙은 영화입니다.
8월 수요단편극장을 통해 여성들이 몸에 품고 있었지만
발화될 기회가 없었을 뿐인 말들을 직접 찾아나서 봅시다.
감각하고 연결되고 확장하는, 여성의 몸이 가진 무한한 서사
주최: 인디스토리,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광주독립영화관 GIFT, 오오극장, 영화의전당
후원: 영화진흥위원회
일시: 08/30(수) 2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