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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관객프로그래머 초이스! #능력소녀 김수영 감독 단편전
일정: 5월 19일(토) 19:00 GV: 김수영 감독 참석 모더레이터: 금동현 관객프로그래머
– 관객프로그래머 초이스 선정의 변- 금동현 관객 프로그래머
스크린의 추방자들
‘독립 영화’의 고유한 의미를 어떻게 독립시켜 볼 수 있을까. 그러니까, 산업이라는 축을 두고 ‘상업 영화’의 반대 항으로 ‘독립 영화’를 규정하는 방법 말고 말이다. 사람마다 여러 갈래의 답변이 있을 수 있겠지만, 나는 독립 영화를 “자기 직관대로 찍은 영화”로 규정해보고 싶다. ‘약동하는 직관’이라고 하면 좋을까. 독립 영화에서 종종 느끼는 그 활기는 마치, 그 내부의 고갱이가 살아 숨 쉬기라도 하는 듯, 어떠한 수사와 범주화도 거부하곤 한다.
오렌지 필름 상영회에서 만난 <능력 소녀>는 딱 그런 느낌이었다. 라캉이니, 크리스테바니 당시 빠져있던 글줄을 빌려 짧은 글을 남겼었지만, 영화를 다시 찬찬이 보며 깨달은 점이 있다면 <능력 소녀>는 해석의 틀을 벗어난다기보다는, 몸서리치며 거부한다. 이번 프로그래머 초이스를 통해서 처음 보게 된 <탑골당 만행사건>과 <우리는 하늘을 날았다> 역시 마찬가지였다. 세 작품 각각이 마치, 다른 사람이 찍은 듯 달랐지만,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범주화를 거부하는 펄떡이는 에너지였다. 하지만 선정의 변(辯)을 소개하는 사사로운 장소인 만큼, 세 작품에 대한 무리한 일반화를 하는 것, 그래서 ‘김수영’이란 감독 개인에 대한 성급한 범주화를 해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리라 믿는다.
김수영 감독의 작품에 공통적으로 내포된 것은 영화 속 세계에 대한 관점의 순수성이다. 수험생, 취준생, 백수, 일탈자 등 사회가 규정하는 ‘규범’의 방외자들이 스크린의 전면에 서지만, 김수영 감독은 정치적 메시지라거나, 제도적 제언 따위에는 큰 관심이 없는 듯하다. 오히려 감독은 자신이 만들어 낸 소우주 속 그들을 무턱대고 긍정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탑골당 만행사건>의 마지막 뮤직비디오에서 일어나는 비약적 화해와, <우리는 하늘을 날았다>의 도피에 가까운 노래를 ‘무턱대고 긍정하기’의 일환이라 불러도 좋지 않을까?
문제는 <능력소녀>다. 이 영화는 앞서의 이야기들과는 결을 달리한다. 마치 브라이언 드 팔마의 <캐리>와 한국의 <여고괴담> 시리즈를 원용한 듯, 이전에 볼 수 없었던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는 신기하게도 쓸쓸한 정조를 불러온다. 긍정보다는 부정, 부정보다는 동정에 가까운, 또는 동정보다는 공감에 가까운. 그렇기에 다시, 부정보다는 긍정에 가까운. 형언할 수 없는 정조의 발원은 어디일까. 완전한 오인(誤認)일 수도 있겠으나, <능력 소녀>에서 괴물의 형태로 돌아온 타자가 우리이기 때문일 것이다.
연합뉴스와 김수영 감독의 인터뷰에 따르면, 우리는 김수영 감독의 장편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나는 (김수영 감독이 원한다면) 그 날이 분명 오리라 믿는다. 그리고 그때가 되면, 한국 장편 영화의 스크린은, 지금보다 넓어질 것이다. 김수영 감독의 관심은 스크린의 추방자들에게 있기 때문이다.
하스미 시게히코의 말을 빌리면서 끝내 보고 싶다. “영화가 나빠지는 걸 본 다음에는, 세상이 나빠지는 걸 보게 될 것입니다.” 하스미의 명제는 영화를 보는 우리들의 윤리학이다. 김수영 감독은 스크린의 추방자를 ‘환대’한다. 함께, 좋은 영화를 보자. 그것만이 우리가 세상을 좋게 만드는 유일한 방법이다.
<상영작 정보>
1. 능력소녀(2017)
감독 : 김수영
주연 : 이유미
장르 : 드라마, 공포, 판타지
시간 : 24분
관람 : 15세
내용 : 어떤 교실, 전교 1등으로 부러움을 한 몸에 받는 ‘능력소녀’ 공미나와 반에서 존재감마저 없는 ‘무능력소녀’ 맹주리. 어느 날 갑자기, 미나의 눈꺼풀이 감기지 않고 주리에겐 몰랐던 능력이 찾아오는데… 이들 십대 소녀들에게 펼쳐지는 의외의 일들은 모두를 경악케 한다.
2. 우리는 하늘을 날았다 (2011)
감독 : 김수영
주연 : 연우진, 김시운
장르 : 드라마
시간 : 19분
관람 : 15세
내용 : 추운 날씨에 공원에서 데이트를 하는 젊은 연인 은영과 승기. 캔 맥주를 마시고 같이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 즐겁고 행복한 모습이지만, 알고 보니 두 사람은 주식을 하다가 깡통을 차고 큰 빚에 몰려있는 상황이다. 주식과 빚 얘기가 나오면서 서로를 탓하며 크게 다투는 두 사람. 홧김에 은영은 엄마가 얘기한 부잣집 혼사자리에 맞선을 보러 나가겠다고 한다.
3. 탑골당 만행사건(2008)
감독 : 김수영
장르 : 드라마
시간 : 16분
관람 : 15세
내용 : 이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가는 길에 앞자리에 앉아 시끄럽게 떠드는 십대 소녀들의 대화를 어쩔 수 없이 듣게 되는데… 듣자니 한심하고 못마땅한 마음에 결국 끼어들어 한마디 훈계했다가 뜻하지 않은 봉변을 당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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