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섬해적단 서울불바다(Bamseom Pirates Seoul Inferno , 2017, 한국)|다큐멘터리| 2017.08.24 개봉|120분|15세이상관람가
상영일정 08/24(목) 14:35 08/25(금) 11:00 08/26(토) 16:15 08/27(일) 17:45 08/28(월) 19:55 08/29(화) 13:00 08/30(수) 15:50 08/31(목) 14:35 09/02(토) 20:10 09/03(월) 11:00 09/07(목) 18:00 09/08(금) 16:20 09/10(일) 20:00 09/11(월) 16:05 09/12(화) 18:30 (종영)
감독 정윤석
북한을 장난감처럼 갖고 놀던 진짜 멍청이들.
밤섬해적단의 데뷔 앨범은 국가보안법 재판에 회부되고 드러머는 증인으로 법정에 선다.
이들에게 과연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관객프로그래머 프리뷰
정돈되지 않은 언어를 읽는다는 것
먼저 경고하건대, 이 영화는 매우 시끄럽다. 시끄러운 것을 싫어한다면 <밤섬해적단 서울불바다>를 보지 않기를 추천한다. 내용에 대한 궁금함을 앞서는 불호를 굳이 권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영화의 좋고 나쁨과는 상관없이, 정돈되지 않은 것들의 나열, 시끄러운 음악, 어지러운 영상에 거부감이 있다면 이 영화를 거부해도 괜찮다. 그리고 그러라고 만든 영화일 것이라, 감히 예상한다.
6년간의 촬영 끝에 내놓은 다큐멘터리라는 작품 설명에 걸맞게, 영화는 지극히 밴드 ‘밤섬해적단’의 결을 닮아있다. 긴 시간 서로 동화되어 맞춤형 연출이 탄생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거슬리게 장치한 화면의 연속에도 불구하고 전달되는 묘한 자연스러움이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 전달되지 않는 가사를 PPT로 보여주며 관객이 직접 읽게 만드는 밴드의 전략을 영화는 반절이 넘게 화면을 가득 메우는 타이포그래피의 존재로 대신한다. 마치 투박한 선전처럼, 띄운 글자들이 머리에 박히지 않을 수 없게 해놓았다. 그들의 음악을 듣기 보다는 읽어주기를 바라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러닝 타임이 끝난 후에도 밤섬해적단의 의도와 정의, 정체성은 도무지 함부로 읽어낼 수가 없다. 영화 속에서 그들은 스스로 칭하듯 ‘시끄러운 음악을 하는 사람들’일 뿐이다.
이유 없는 것들에 이유를 붙여보라고 말하는 것만큼 당혹스러운 일도 없을 것이다. 너의 행동에 대한 모든 의도를 설명해보라, 너의 정체성을 명확히 나누라는 말들은 합리적인 질문이라는 탈을 쓰고 무례하게 던져지지만 사실 그 명령에 대한 답을 할 의무는 누구에게도 없다. 그 이상을 요구하거나 설명을 강요한다는 것은 일종의 폭력이다. 하지만 우리는 늘 그런 폭력 속에서, 당연하지 않은 명령들 속에서 스스로를 증명해보이기 급급하다. 종북, 빨갱이와 같은 단어들을 이름 앞에 붙이지 않으려 노력해야 하고, 증명을 피해가는 이들에게는 낙인이 찍히는 세상. 어쩌면 그 과격하고 난해한 가사들이 이 세상을 가장 논리적으로 적어낸 문구일지 모른다는 생각과 함께, 마지막까지도 난해한 소리들을 쌓아 음악을 만들던 ‘밤섬해적단’의 모습을 떠올린다.
그리고 앞서 말한 모든 경고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궁금하다면, 직접 관람하기를 바란다. 시끄럽고 어지러운 와중에도 영화를 보며 통쾌함을 부르짖게 될 지도 모를 일이니! by 주진하 관객프로그래머
‘너 때문에 흥이 깨졌으니 책임져!’
밤섬해적단은 드럼과 베이스로 이루어진 2인조 펑크밴드다. ‘밤섬에서 정치와 자본의 중심인 여의도를 습격하자’는 뜻을 가진 밤섬해적단은 이름 그대로 정치와 자본을 습격하는 곳곳의 투쟁현장에서 공연해왔으며, 한국사회 레드콤플렉스를 자극하는 노래를 불러왔다.
영화 초반에는 밤섬해적단의 ‘뮤직’을 ‘비디오’로 보여주고 있다. 노래 가사부터 노래에 담은 그들의 생각과 고민, 그들이 노래하는(또는 존재하는) 공간,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냈던 ‘소음’까지 보여준다. 재밌고 신난다. 그들이 ‘가지고 노는’ 위험한 단어들은 더 이상 위험한 단어들로 느껴지지 않는다. 비판을 위한 상징적인 비유라 느껴지며 금기어를 깨부수는 해방감마저 느껴진다. 그렇게 그들과 그의 친구들은 신나게 놀았다. 그런데 어느 날, 국가가 이들에게 ‘국가보안법’이라는 칼을 들이밀기 시작했다. 우리민족끼리 트위터를 리트윗했다는 이유로 국가보안법에 기소된 박정근씨 사건은 밤섬해적단의 데뷔앨범을 재판에 회부시켰고 드러머 권용진이 법정 앞에서 밤섬해적단의 가사를 해명하도록 만들었다.
영화 ‘밤섬해적단 서울불바다’을 본다면 초반에는 밤섬해적단의 ‘뮤직’을 담은 ‘비디오’인줄 알고 신나게 즐기게 될 것이다. 그러던 중 갑자기 국가보안법 사건이 등장하게 되고, 이야기 중심이 국가보안법 사건으로 흘러가 당혹스러울지도 모른다. 단도직입적으로 금기어들을 신나게 내지르던 밤섬해적단이 하나하나 설명을 하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게 돼 흥이 깨질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게 바로 현실이다. 민주주의 국가니까, 안심하고 웃고 떠들고 즐겼는데 그게 국가보안법 위반이라고 한다. 국가보안법을 위반하지 않았음을 해명하라고 한다. 당혹스럽다. 하지만 현실에 사는 우리는 ‘너 때문에 흥이 깨졌으니 책임져!’라고 누구에게 항의 할 수 있겠는가. 씁쓸하다. by 조은별 관객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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