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프로그래머 55자평 & 별점 평가
허성원 ★★☆
누구의 잘못도 아닌 출구 없는 미로 속에 갇힌 영도. 강렬하고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MSG가 빠진 맛.
한종해 ★★★☆
다리 하나로 육지와 연결된 섬 영도가 연쇄살인마 아들이라는 낙인을 달고 사는 영도의 그림자이자 섬이라는 멋진 알레고리
조성윤 ★★★☆
지독하지만 그것이 그곳에 있는 그의 현실이다.영화의 여운 때문일까? 친절하지도, 포근하지도 않을것만 같은 그 섬에 가보고 싶다.
신유정 ★★☆
영도에 갇힌 영도. 어딘가에 있을 영도의 삶. 하지만 너무 많은 걸 담으려 해서일까? 영도의 삶에 대한 이해보다는 물음표가 앞선다.
정석원 ★★★★
영도는 어떻게 해야 살아남았을까? 연좌제가 사라진 시대에 연좌제를 지은 자의 최후-영도
관객프로그래머 리뷰
<스포일러 주의>
부산에서 독립영화를 촬영하던 때에 스탭들의 입에서 영도 이야기가 끊이지 않던 때가 있었다. 부산국제영화제가 막 끝나고 모인 스탭들의 대부분은 영도의 스탭들이기도 하였다. 그래서인지 영도라는 영화는 나에게 친숙하게 다가왔다. 동시에 굉장히 지지해주고 싶은 영화이기도 하다.
영화 영도는 연쇄살인마의 아들 영도의 삶을 아주 처절하게 그려낸다. 영화는 도입부에서 부터 영도의 어릴 적 모습과 크고 난 뒤 폭력적이고 반항아 적인 모습을 교차시키며 보여준다. 그 어떤 성장과정 없이 등장한 고등학생이 된 영도의 모습에서는 주변에서 받은 상처를 폭력적으로 표출하는 건지 아님 정말로 주위의 말처럼 아버지를 따라 영도 내면에도 살인마의 피가 흐르는 건지 선뜻 답을 내리기 어렵다.
영화 속에서 영도는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모두 그의 탓이었다. 아직까지도 우리 사회에서 학연, 지연은 누구에게나 꼬리표로 붙어 다니는 것들인데 하물며 혈연관계는 더하면 더하지 않을까. 그렇다고 영도를 매몰차게 몰아붙이는 사회를 탓할 마음도, 영도에게 색안경을 쓴 채 다가오는 사람들도 탓할 마음 또한 없지만, 영화 속 영도의 삶을 가만히 지켜보다 보면 아이러니한 마음이 들 것이다. 이 영화가 이야기 하고자 하는 바는 다양하게 받아들여지겠지만 , 나는 모순적인 사회를 이야기 하고 싶다. 심각한 사회문제인 학교 폭력이 그 예다. 우리 사회는 어떻게 보면 ‘답’은 가지고 있지만, 그 답을 행하는 사람은 얼마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나라면 과연 영도를 영도라는 사람 그 자체로 바라볼 수 있을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영화 속 영도의 조력자로 등장하는 ‘꽁’은 습관적으로 ‘영도를 못 벗어나네.’ 라는 말을 한다. 영도는 영도라는 섬에서 죽을 때까지 아버지의 그늘 아래서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벗어나지 못 한 채 살아갔다. 우리들은 영화의 마지막 부분을 보면서 과연 이 사람들은 영도의 죽음을 통해 그가 겪은 사회의 무게를 조금이나마 느끼게 될까 궁금해질 것이다.
영화의 엔딩크래딧 또한 생각해보게 된다. 영도를 죽인 소년은 걸어 나가다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다시 걸어 나온다. 이 소년 또한 영도의 공간을 벗어나지 못한 채 살아가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영화를 보다가 가슴이 철렁했던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영도는 처절했고, 단절된 채 살아가는 우리에게 너무나도 많은 질문을 던져 주었다. 감독은 살인마의 타이틀을 단 채 남겨질 아이들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영화를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도 한번 생각해보자. 과연 이 아이들이 죄를 대신 받아야 하는지. By 강원희 관객프로그래머
나는 연쇄살인마의 아들입니다.
이와 같은 충격적인 문장처럼, <영도>는 연쇄 살인마인 아버지가 죽은 후, 남겨진 아들 영도의 슬픈 운명을 그린 영화이다. 하지만 단순히 슬픈 운명을 나타냈다기보다는 살인마의 아들에 대한 사회적 시선을 나타내면서도 윤리적인 물음을 던지는 듯하다. <영도>는 주인공의 이름이자 부산에 위치한 작은 섬이면서, 결코 영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고립된 채 살아가는 영도 그 자체를 나타내기도 한다. Shadow Island인 영도에서 영도(태인호 역)는 살기 띤 눈빛을 가진 채 잔인한 인간으로서 살아간다. 적어도 겉으로 보기에는. 그러나 그의 눈빛의 이면에는 처량하고 결핍된, 말 그대로 외롭고 영도에 고립된 그의 운명이 보인다.
극 중 판사는 영도에게 이렇게 말한다. “너 참, 점점 닮아가는 구나.” 잔인한 그의 겉모습만 보고서 판단하는 말이다. 여기에는 윤리에 배반되는 문제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이 담겨있다. 살인을 저질렀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그를 채찍질하고 매도한다. 그러나 잘 생각해보면 그가 그럴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가. 그의 처절한 운명에 대해 연민의 감정이 드는 것은 왜일까.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고도 그가 너무 가엽고도 불쌍해지는 이유는 왜일까. By 허유란 관객프로그래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