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alone, 2016, 한국) |미스터리,판타지| 2016.11.24 개봉 |청소년관람불가|90분
상영일정 11/24(목) 20:35 11/25(금) 14:40 11/27(일) 20:25 11/28(월) 11:00 11/29(화) 18:45 11/30(수) 14:50 12/01(목) 16:50 12/02(금) 13:00 12/05(월) 20:45 12/06(화) 13:00 12/08(목) 10:45 12/11(일) 10:30 12/12(월) 14:50 12/13(화) 12:55 12/14(수) 19:20 (관객과의 대화)(종영)
- 감독 박홍민
- 출연 이주원, 송유현, 이성욱(어린 수민)
“잘 생각해봐, 네가 왜 여기에 있는지…”
달동네가 배경인 다큐멘터리를 준비중인 한 남자,
우연히 건너편 옥상에서 벌어지는 살해 현장을 목격한다.
살해 장면이 남자의 카메라에 찍힌 것을 눈치챈 복면의 괴한들은
즉시 작업실로 찾아와 거대한 망치로 그의 머리를 사정없이 내리친다.
잠시 후 건너편 동네의 정자에서 알몸으로 깨어난 남자.
모든 게 이상한 꿈이었다고 생각한 것도 잠시, 또 다시 괴한에게 죽임을 당하고
정신을 잃은 남자는 또 한 번 같은 골목에서 눈을 뜨는데…
관객프로그래머 프리뷰
2012년도 봄 [건축학개론]이 개봉할 당시 씨네21 김혜리 기자는 20자평에 이 영화를 두고 “사랑도 인생도 리셋과 신축은 어렵다. 과거를 안고 증축할 뿐”이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 사실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많은 개개인들이 리셋과 신축을 바라기는커녕, 과거를 반면교사 삼아 중축할 수 있다는 것은 정녕 힘든 일이 아닐까 싶다. 과거에 대한 회한과 트라우마는 오히려 현재에 대한 발목을 잡을 수 있고 이를 이겨내고 성장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일 따름이다. [혼자]는 그러한 트라우마를 이겨내지 못하고 “나” 혹은 “자신”이라는 굴레에 갇혀 버린 자의 초현실적 비극을 그린 영화이다. 어느 날 옥상에서 영화 촬영을 위해 오래된 동네를 찍다가 우리의 주인공 수민은 한 여인이 괴한들에게 해코지를 당하는 광경을 목격하다 자신도 들켜 도피하던 중 그만 잡혀 망치에 머리를 가격당하고 만다. 그 순간부터 수민은 자신이 찍었던 달동네의 공간에 갇히고 만다. 마치 뇌구조 같기도 하고 뫼비우스의 띠처럼 한도 끝도 없는 미로 같은 동네의 공간 안에서..
[혼자]가 가진 인상적인 인장이라면 수민이 자신의 과거들과 마주하는 순간을 보여주는 데 있어서 끊김 없이 은근 롱테이크를 많이 쓴다는 것이다. 보통 우리가 보는 대부분의 영화들은 장면과 장면 사이의 끊김이 있는데 비해서 이 영화는 마치 뇌 같은 공간을 표현하기 위해 컷을 끊지 않고 계속 찍고 찍음으로서 마치 꿈을 꿀 때 느끼는 불연속성을 우리더러 체험하게 하는 효과를 낳고 그런 수민의 악몽은 입체3D영화를 보는거 같기도 하다.(실제로 이 영화의 감독 박홍민은 전작 [물고기]를 3D카메라로 촬영하였다. [혼자]의 경우도 제작 초기에는 아마 3D영화로서 기획을 했다는 소문이 있기도 했다.) 이 영화를 보면서 관객들은 궁금해 할 거 같다. 수민이 저 공간에 갇힌 것은 죽어서일까, 혹은 아직 죽지 않았는데 의식불명의 상태에 있어서 일까?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다. 수민이 저 꾸불꾸불한 뇌같은 동네에 갇혔다는 사실은 사실 생전 살아있었을 때조차도 그러한 악몽/트라우마에 지배된 정신세계였을 것이다.
사실 모든 인간들은 사회학적으로 시대가 남긴 온갖 잔인한 사건들의 영향을 간접적으로든 직접적으로든 영향을 받기 마련이고 예외는 없다. 하지만 이런 익숙한 말도 있다. “우리 인간은 되지 못해도, 괴물은 되지 말자.”는 유명한 [안티고네]에 수록된 말. 나는 처음 이 말을 몇 년 전 듣고는 감명을 받아 몇 번을 새겼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다들 아시듯 사회에는 뜻 밖의 부정을 저지르길 바라는 “강제성”과 그걸 당연히 여기는 “정당성”이 있다면서 스스로에게 기만을 하길 요구하고 우린 스스로 모르게 괴물이 되어버리는 실수를 저지를 수도 있지 않나 싶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런 부조리함 속에서 새로운 방법과 긍정을 요구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내야만 하고, 그 경우는 뜻밖의 순간에 찾아와 희망을 긍정하게 하기 마련인데 안타깝게도 수민의 경우는…없다. 아니, 수민 자체가 그런 방법들 자체를 스스로 부숴가 버렸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는 나약하고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볼 능력조차 현저하게 부족할 따름이다. 그렇기에 그는 점점 괴물이 되어갔고 악몽은 가속화될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자]에는 수민을 위해 열어둔 일말의 긍정적 장면이 딱 하나 있다. 수민은 과연 영화가 끝난 뒤에도 자신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자신 안의 악몽 혹은 괴물을 보듬고 살아갈 수 있을까? by 이석범 관객프로그래머
박홍민 감독의 <혼자>를 관람하는 것은 그다지, 유쾌한 경험이 아니다. 이야기의 꺼풀을 하나하나 벗겨가면서 흥미를 이어가는 ‘미스터리’를 장르로 설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초적인 재미를 극히 배제한 이야기를 따라가는 과정은 지난하고 고통스럽다.
그런데도 나는 당신이 <혼자>를 극장에서 관람할 소중한 기회를 진심으로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한국의 크리스토퍼 놀란” 혹은 “메멘토와 유사하다”는 감상평들은 맥을 잘못 짚었다. <혼자>가 거둔 영화적 성취는, 여태 나온 어떤 작품에도 기대지 않는 ‘돌출’에 있다. 이를테면, 미스터리인데도 불구하고 인과관계는 <혼자>에서 그저 소재에 불과하다. 작품의 논리적 구조 또한 선형이라기 보단, 각각이 독립된 나선형의 집합일 뿐이다. 이처럼 평범하지 않은 방법을 끌어온 작품은 폭력 이미지, 또는 관찰자의 윤리에 대해 많은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도저히 자신을 용서할 수 없을 때, 징벌의 방법으로 악몽을 꾼다. <혼자>는 악몽과 닮아 있다. 어떤 고민에 대한 결과라기보다 질문을 하는 과정처럼 놓여 있는 모든 컷과 씬 등의 요소들은 감독이 영화를 어떤 심정으로 찍었는지를 절절히 보여준다. 아마도, 자신의 영혼을 갉아내어 찍어내진 않았을까. 나는 당신의 다음 영화가 기대된다. by 금동현 관객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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