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오극장! 정기특별전! 관객프로그래머의 선택이 여러분들을 찾아갑니다!
7월 관객프로그래머 초이스! <경기도의 어느 남향 집>
일정: 07월 27일(일) 오후 2시
GV: 박진용 감독
모더레이터: 류승원 관객프로그래머
<경기도의 어느 남향 집> 추천사 – 창과 문, 그리고 시선✍ by 류승원 관객프로그래머 |
통상적으로 창과 문은 경계인 동시에, 통로다. <경기도의 어느 남향 집>(이하 <경남집>)은 창과 문의 영화다. 집 안에서 모두 찍힌 <경남집>은 대부분의 장면에서 창과 문이 유독 눈에 띈다. 덕분에 집이라는 사방이 막힌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경남집>의 집은 어딘가 트인 느낌을 준다. 통상적으로 좋은 영화 촬영의 조건 중 하나가 공간감을 주는 것이라면, <경남집>의 촬영은 기본적으로 훌륭하다. 영화 속 거실, 부엌, 방, 베란다는 창과 문을 통해 항상 연결된다. 심지어 닫혀 있을 때조차도, 창과 문의 존재만으로 집 안의 장소들은 온전히 개별적인 느낌을 주지 못한다. 하지만 가족의 모습은 다르다. <경남집>의 가족은 홀로 보내는 시간이 많다. 할아버지는 배회하고, 아버지는 정치 콘텐츠를 보며, 어머니는 기도한다-간혹 가족 중 두 사람이 만나는 경우는 있지만, 세 사람이 만나진 않는다. 집 안은 열려 있어도 (혹은 열 수 있는 창과 문이 있음에도) 가족은 각자의 삶을 영위한다. 여기에 원인은 존재하지 않는다. <경남집>은 단순히 가족 개개의 모습을 바라볼 뿐이다. 그래서일까. <경남집>에서 가족은 어딘가 서글프게 다가온다. 그렇다면 누가 가족을 (영화를 통해) 바라보고 있는가. <경남집>에서 나오지 않는 인물이 하나 있다. 바로 아들이다. <경남집>에서 아들의 방은 보여지지만, 아들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아들은 어디에 있을까? 아마 <경남집>을 찍고 있는 사람이 아들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과연 아들은 카메라 뒤에 있을까. 혹여나 아들이 거기 없다면, <경남집>을 찍고 있는 자는 누구일까. |

A South-facing House in Gyeonggi Province
한국 /2024/ 70min
경기도의 어느 남향 집. 이 집에는 엄마, 아빠, 할아버지 그리고 나, 이렇게 네 사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