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보는 영화, 영화로 읽는 책
<시네마 북마크>는 화제의 도서를 선정하여 주제와 관련된 영화를 상영하고, 상영 후에는 저자와 함께 북토크를 진행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시네마 북마크>를 통해 서로 밀접한 관계에 있는 영화와 책을 결합하여 새로운 감상법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2025년 첫 번째 <시네마 북마크>는 2006년 김홍준 감독이 만든 작품으로, 한국 감독 22명의 김기영 감독에 대한 회고를 담고 있는 다큐멘터리 <감독들, 김기영을 말하다>를 관람 후 <하녀: 하녀 따위에 흥미를 가져요?>북토크가 이어집니다. 이번 북토크에서는 책의 저자인 금동현 영화 평론가를 모시고 여전히 한국 영화사에 유례없는 감독인 김기영과 영화<하녀>에 관한 저자만의 톡특한 추적기가 흥미진진하게 전개될 예정입니다.[상영회 및 북토크 상세]
일시: 2025년 05월 17일(토) 14:00
장소 : 독립영화전용관 오오극장
참석 : 금동현 영화평론가 / 진행 : 김건우 관객프로그래머
진행 :〈감독들, 김기영을 말하다상영회(47분)(무료상영) + <하녀: 하녀 따위에 흥미를 가져요?> 북토크
북토크 예매 링크
영화소개 |

감독: 김홍준
스물 두 명의 한국 감독들이 털어놓는 김기영과 그의 작품에 대한 존경과 그로부터 받은 영향을 인터뷰 형식으로 구성한 다큐멘터리로 시네마테크 프랑세즈의 의뢰를 받아 김홍준 감독이 연출했다. 한국영화를 새로이 만들어가고 있는 젊은 세대와 김기영 감독이 연결된 지점과 계보를 더듬어 볼 수 있어 흥미로운 작품. 김기영 감독의 싸인을 유일하게 보유한 민동현 감독부터 그의 영화 한 장면을 흉내 내는 봉준호 감독, 조감독이 될 뻔 했던 송일곤 감독, 단편영화제에서 심사위원으로 마주했던 정지우 감독 등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한국영상자료원)
책 소개 |

저자: 금동현
“이것 봐, 김천에서 주인이 하녀를 데리고 살다가 사건이 생겼어”
김기영, ‘문명 속의 불만’
한국영화사의 대표작 한 편을 아카이브와 역사의 관점하에 비평적 해석으로 집중 탐문하는 KOFA 영화비평총서의 세 번째 권. “쥐가 올라요.” 동식의 부인은 왜 자꾸 발에 쥐가 오른다고 했을까?
“존 포드가 한국에 왔을 때 … 김기영 감독은 부상한 팔을 붕대로 목에 걸고, 아무렇게나 자란 두발, 와이셔츠 바람에 고무신을 끌고 나타났다.”
이 책은 영화감독 김기영이 만든 〈하녀〉를 역사화하고 평론한다. 지금까지 예외적 존재로 다소간 신화화된 김기영과 〈하녀〉를 구체적인 역사 속에서 형성된 것으로 다룬다. 평론은, 영화의 주체와 그 주제가 작동하는 방식을 포착하는 것이다. 그래서 1부는 사료를 충실하게 정리한 역사서에 가깝고, 2부는 소박한 해설에 가깝다. 저자의 지적대로 김기영과 〈하녀〉는 논의가 상당히 집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초적인 측면이 의외로 부실하다. 그래서 엄밀한 사료에 기반해 김기영과 〈하녀〉가 형성된 역사를 추적하는 이 책은 의외로 흥미진진하다. 〈하녀〉를 염두에 두지 않고 김기영(의 삶)을 추적할 수 있는가? 김기영을 빼놓고 〈하녀〉를 곱씹을 수 있는가?
〈하녀〉에 작동하는 반도덕적 탐미주의
김기영 감독의 영화〈하녀〉는 다양한 이론의 각축장이 되어 왔지만 그로 인해 이론에 적합한 작품의 요소들이 재단되어 읽혀 왔다. 이론을 경유하지 않는 보기란 불가능할지 모르지만, 아주 기초적인 사항들: 가령 〈하녀〉에서 동식과 하녀가 섹스하기 전 클 로즈업숏이 손으로 셀 수 있으며 그것이 손, 계단, 쥐약이라는 등… 의 측면이 이론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던 게 아닌가? 이러한 맥락에서 이 책은 이른바 ‘최소이론화’라 할 만한 입장에서 〈하녀〉를 보고/듣고자 노력했다. 그리고 영화에 깔려 있지만 명확하게 보이지 않는 부분은 프레임 외부의 자료, 이를테면 〈하녀〉의 다양한 시나리오 판본을 참조했다. 가령 〈하녀〉에서 동식이 피아노 교사인 동시에 작곡가라는 걸 아는가?
그럼에도 〈하녀〉를 둘러싼 해소되지 않는 역사적/영화적 비밀은 남는다. 김기영은 여전히 예외적인 사람처럼 보이고, 〈하녀〉는 여전히 해명되지 않는 영화처럼 보인다. 한국영화사에 유례없는 김기영과 〈하녀〉의 생명력은 무엇보다 이처럼 결코 포획되지 않는 신비에서 기인할 것이다.
저자 소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