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근대문화제-거인의 도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영화를 통해 대구의 근대를 들여다보기 위한 독립영화전용관 오오극장의 근대영화 기획전’영화 속 대구 근대를 보다’는 대구를 배경으로 한국전쟁 시기에 제작된 14편의 영화들 중에서 유일하게 영상자료가 보존된 ‘태양의 거리’, 한국최초 여성영화감독 박남옥의 ‘미망인’, 초등학생 이윤복의 일기를 소재로 하여 수차례 리메이크가 된 고전 ‘저 하늘에도 슬픔이’를 5월1일에서 5일까지 1주일간 상영합니다. 오오극장은 충무로 시대가 시작되기 이전, 지역에 백여개 이상의 영화사가 분포해있던 지역영화 전성시대, 대구영화시대의 재개막을 꿈꾸며 이번 기획전을 준비 했습니다.
디지털 복원작업을 통해 비로소 스크린에 담겨질 수 있게 된 소중한 세편의 작품에는 대구근대의 풍경이 고스란히 담겨 있으며, ‘미망인’을 한국페미니즘 영화사 관점에서 해석한 영화평론가 서성희의 해설과 ‘태양의 거리’를 대구근대사에 입각하여 바라보는 권상구 시간과 공간연구소 이사의 해설이 곁들여져 더욱 특별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작품소개 (전 작품 무료 상영)
1. 태양의 거리 1952/ 민경식 /70분 (5/1 15:00, 5/2 17:00 영화해설, 5/5 17:00)
*사운드 필름 유실*
민경식 감독: 1914년 경상북도 대구에서 출생했다. 대구 만경관에서 간판을 그리다가 우연한 기회에 무대에 선 것이 인연이 되어 여성국극단의 유일한 남자 배우로 일본과 만주 등지의 순회공연에 나선 특이한 경력을 갖고 있다(한국영화감독사전). 1952년 <태양의 거리>로 감독 데뷔하였다. 이 작품은 전후 혼란상을 수습하고자 하는 바람이 담겨져 있는 작품으로, 피난민 마을에서 한 선생님이 학생들을 선도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이후 <구원의 애정>(1955), <내일 없는 그날>(1959), <경상도 사나이>(1960), <눈물없는 두만강>(1963) 등을 연출하였다. (출처 - KMDB)
[줄거리]
국민학교 교사 문대식(박암)이 피난지 대구로 부임해 온다. 기차에서 내린 그는 마을에 도착해 싸우고 있는 돌이 형(전택이)과 이를 말리는 누이 복희(김혜영)와 마주친다. 학창 시절 고학생이던 문대식은, 그들과 친한 사이였다. 서울서 잘 살던 돌이(김박길) 가족은 피난을 내려와 힘든 생활을 하고 있다. 노모(노재신)는 병이 위중하고, 형은 무직의 불량배로 지내며, 복희는 냉면집에서 일하고 있다. 돌이는 원주민 아이들과 티격태격 싸우지만, 사과 서리와 강가 절벽에서 뛰어내리기 등을 하며 점차 친해진다. 문대식도 원주민 불량 소년들을 선도하는 등 아이들을 진심으로 보살핀다.
어느 날 시내에서 신문을 팔던 돌이는 은행 앞에 서 있는 형을 발견한다. 돌이의 친구가 한 교사의 시계를 훔치고, 돌이 형은 돈다발을 훔쳐 집으로 가져온다. 돌이 친구는 돌이를 찾아와 시계를 건넨다. 돌이의 노모에게 의사를 데려오던 문대식이 그 광경을 보고, 훔친 시계를 받고 용서해준다. 하지만 돌이 형은 이형사(강계식)에게 체포되어 호송된다. 이제 문대식이 돌이 가족을 돌본다. 그와 아이들은 태양이 비추는 거리를 걸어 힘차게 등교한다.
2. 미망인 1955/박남옥/75분 (5/2 15:00 영화해설, 5/3 17:00, 5/4 15:00)
*마지막 10분 사운드 유실*
박남옥 감독: 1923년 경상북도 하양에서 출생하여 이화여전 가정과를 중퇴했다. 한국 최초의 여자 감독이다. 이화여전 중퇴 후 대구에서 신문기자로 활동하던 그는 조선영화사촬영소에서 편집과 스크립터 일로 영화계에 진입하였다(한국영화감독사전). 그의 감독 데뷔작은 1955년 <미망인>이다. 전후 미망인들의 현실과 갈등들은 여성감독의 시선으로 그린 작품으로, “여성감독이 아니면 착안하기 어려운 앵글 각도와 사건의 템포 리듬 등이 명쾌”하고 “생활감정을 예리하게 융화하여 친근감”을 자아낸 작품이라는 평을 받기도 했다(동아일보). 그녀는 이 작품 제작을 위해 언니에게 돈을 빌리면서 자금을 대었다 하며, 또한 갓 태어난 딸을 봐줄 사람이 없고 맡길 때도 없어서 등에 업고 다니며 영화를 만들었다는 일화가 전해지기도 한다.(출처-KMDB)
[줄거리]
딸 주(이성주)를 데리고 피난생활을 하는 이신자(이민자)는 6·25 때 죽은 남편의 친구였던 이성진 사장(신동훈)의 도움으로 생계를 유지한다. 그러나 친구의 아내를 도와주어야 한다는 이 사장의 도의심은 신자에 대한 애정으로 변한다. 이를 눈치 챈 이 사장의 처(박영숙)는 강렬한 질투와 히스테리로 남편을 추궁하다 못해 우연히 알게 된 젊은 남자 택(이택균)에게서 마음의 빈터를 채우려 한다. 택과 사장 부인의 불장난은 택이 해수욕장에서 익사하려던 신자의 딸 주를 구출함으로써 각도가 달라진다. 신자는 이 사장의 유혹을 받으나 뚝섬에서 딸의 목숨을 구해준 청년 택과 사랑에 빠지게 되고, 택과의 동거를 위해 딸을 다른 집에 맡겨버린다. 그러나 전쟁 중 죽은 줄 알았던 택의 옛 애인 진(나애심)이 나타난다. 택은 신자를 떠나고 그녀는 방황한다. 이미 진에게 안착한 택은 신자에게 이별을 고하지만 택과의 애정생활 속에서 진실을 찾으려던 신자는 충격을 받아 택을 향해 칼날을 든다.
3. 저 하늘에도 슬픔이 1965/김수용/102분 (5/1 17:00, 5/3 15:00, 5/5 15:00)
김수영 감독: 1929년 경기도 안성에서 태어났다. 안성공립농업학교를 다니던 시절 문학과 예술이 관심이 많았고, 3학년 되던 때 해방이 되자 안성의 극장 무대를 빌려 3.1 운동에 관한 연극인 <대지의 노을>의 희곡을 쓰고, 주연, 연출하기도 한다. 졸업 후, 서울사범학교를 다니며 연극부 활동을 한다. 한국 전쟁 당시 통역 장교로 근무하고, 휴전 이후 국방부 정훈국에 배치되어 전사 편찬 작업을 하다가 그 즈음 신설된 영화과로 옮기며 영화와 인연을 맺게 된다. 당시 영화과의 과장이던 선우휘의 지휘 아래 30여 편의 기록 영화와 극영화를 만들며 영화에 대해 배운다. 당시 문관으로 있던 양주남 감독이 자신의 영화에 조감독으로 지목하면서 파견학습의 형식으로 <배뱅이굿>의 조감독 일을 수행하며 연출 수업을 시작한다. 감독 데뷔는 그 <배뱅이굿>의 제작자의 요청으로 이루어진 <공처가>. 당시 아직 군인 신분이었던 탓에 토요일 오후 퇴근하여 월요일 새벽 귀대할 때까지 촬영을 강행하는 스케줄이었다. 이러한 방식으로 연출한 영화가 <삼인의 신부>(1959), <구혼 결사대>(1959)이며 그 이후로는 군대를 전역하고 본격적인 영화 연출의 길로 나선다(한국영화감독사전, 인터뷰365). 데뷔 초기작은 <구봉서의 벼락부자>(1961), <청춘교실>(1963), <내 아내가 최고야>(1963) 등 '일련의 업치락 뒤치락 코미디'를 만드는 '코미디 감독이란 딱지가 붙다시피'(경향신문) 했는데, <굴비>(1963)부터 연출가로서의 능력을 인정받기 시작한다. 장르로서 보자면 역시 코미디 영화에 속하는 <굴비>는 이후 평자들에 의해 <혈맥>(1963), <갯마을>(1965) 등과 함께 리얼리즘 영화로 다시 분류되기도 했다(동아일보). 이후의 작품들은 <안개>(1967), <만선>(1967), <토지>(1974), <산불>(1977), <화려한 외출>(1977), <만추>(1981) 등을 거쳐 1999년의 <침향>에 이르기까지 총 109편에 이르는 방대한 필모그래피를 보여준다. 초기의 코미디 연출 시절을 지난 이후의 작품들은 주로 문예영화라 할 수 있는 작품들로 적지 않은 작품 수에도 높으면서도 고른 수준의 완성도를 보여준다. 특히 연출작 가운데 <안개>(1967), <야행>(1977), <화려한 외출>(1977), <만추>(1981) 등은 1960, 1970년대 한국 영화사 속의 대표적인 모더니즘 영화로 평가받기도 한다. 그러한 40여 년 동안의 영화 인생은 2005년 『나의 사랑 씨네마』라는 제목의 회고록으로 묶여 출간되기도 했다. (출처 - KMDB)
[줄거리]
대구 명덕국민학교에 다니는 윤복(김천만)이는 설날, 집세를 내지 못해 어린 동생들과 폐인이 된 아버지와 시외의 움막집으로 이사한다. 새옷을 입고 즐겨야 할 윤복은 여동생 순나(정해조)와 다방마다 돌아다니며 껌을 팔다가 희망원 직원에게 끌려가지만 밤중에 철조망을 뚫고 뛰쳐나와 저녁끼니를 먹지 못하고 있는 아버지와 어린 동생 태순(이지연)에게 돌아온다. 이러한 비참한 생활 속에서도 윤복은 아버지의 학대에 못이겨 집을 나간 어머니(주증녀)를 원망하며 일기를 계속 쓴다. 한편 교사인 김동식(신영균)은 이발면허까지 얻어 가난한 학생들의 머리를 깍아주고 헌옷가지를 나누어준다. 동식은 윤복의 일기를 보고 감탄한 나머지 일기를 정리하여 동생 용웅(방수일)을 상경시켜 출판사를 찾아가도록 한다. 출판된 윤복의 일기는 날개돋힌 듯 팔리고 가난했던 윤복의 가정에도 서광이 비친다. 노름꾼인 아버지는 대오각성하고 어머니는 집으로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