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발(Evaporated, 2019)|다큐멘터리|115분|한국|전체관람가
상영일정 11/12(목) 16:25
11/13(금) 11:30
11/15(일) 20:05
11/16(월) 16:05
11/17(화) 14:15
11/19(목) 20:10
11/20(금) 13:05
11/23(월) 11:30
11/25(수) 16:15
11/27(금) 11:30
11/29(일) 19:10
11/30(월) 15:50
12/01(화) 18:00
12/03(목) 13:45
12/07(월) 18:00
12/10(목) 11:30
12/13(일) 17:15
12/15(화) 13:30
12/23(수) 15:40
12/24(목) 11:30
12/25(금) 18:55 (종영)
감독:김성민
20여 년을 하루같이 딸의 행방을 쫓고 있는 용진씨.
세상은 벌써 준원이를 잊은 것 같지만 아빠에겐 포기란 없다.
드디어 장기실종 전담수사팀이 생기고 새 제보자까지 등장!
수사는 큰 전환점을 맞고, 용진 씨와 가족들은
다시 한번 희망의 끈을 부여잡는데…
관객프로그래머 프리뷰 제자리걸음 혹은. 두 가지 오해를 했다. 첫 번째 오해는 <증발>의 소개 문구에 기초했다. “장기실종 전담수사팀이 생기고 새 제보자까지 등장! 수사는 큰 전환점을 맞고, 용진 씨와 가족들은 다시 한 번 희망의 끈을 부여잡는데…” 나는 이 문구를 보고, <증발>을 탐사보도 영화로 지레 짐작했다. 속도감 있는 연출, 수사 파일의 공백을 메우는 새로운 제보자, 사건의 해결… 그러나 앞서 일렀듯, 이것은 모두 오해였다. 내뱉기 고통스럽지만 정확히 반대로, <증발>에는 속도와 새로움, 해결이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증발>에서 보게 되는 것은 어떤 시간의 상실-“똑같은 얘기를 17년째 하고 있습니다. 우리 준원이는 물론, 당연히 찾아야 되구요”과 같은 끊임없는, 가족 저마다의 답보다. 이쯤에서 두 번째 오해. 나는 <증발>의 제목이 싫었다. 딸 준원이 묘연해진 것을-‘증발’에 대한 세속적 사용과는 별개로-증발이라 표해도 좋은 걸까. 그것은 소재의 선정성을 그럴듯한 비유로 내세우는 제목이 아닌가, 생각했다. 그러나 증발한 것은, 딸 준원이 아니었다. <증발>은 앞에서 말한 시간의, 준원을 잃은 가족들의 근 20년 시간의 증발에 대한 영화다. 점점 잊게 되는 기억의 자연적 속성을 거슬러야만 하는, 잊지 않았다는 말을 끊임없이 해야만 하는-그러므로 멀어지면서도 조금도 멀어지지 않았다고 이야기해야만 하는 고통스러운 답보의 지속과, 그러므로 언젠가는 딛게 될 큰 걸음에 대한 영화다.by 금동현 관객프로그래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