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오극장 3기 관객프로그래머 영화제
<우리는 같은 꿈을 꾼다>
일정: 9/29(토) ~ 9/30(일) 장소: 독립영화전용관 오오극장 주최: 오오극장 3기 관객프로그래머 입장료: 일반 7,000원, 청소년 경로 장애인 6,000원, 멤버십 회원 : 무료 , 프렌드십 회원 : 5,000원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꿈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꿈의 사전적 정의는 잠자는 동안에 깨어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사물을 보고 듣는 정신현상을 뜻하기도 하지만 실현하고 싶은 희망이나 이상을 말하기도 한다. 실현하고 싶은 희망이나 이상. 우리 사회는 유독 ‘실현하고 싶은 희망이나 이상’, 즉 꿈을 갖길 강조한다. 사회적으로 성공했다고 일컬어지는 유명인들은 강연과 책을 통해 우리에게 ‘꿈’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꿈은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그러나 모두의 꿈은 정말 이루어질 수 있을까? 똑같은 꿈이라도 어떤 이의 꿈은 쉽게 이루어질 수 있는 반면, 어떤 이의 꿈은 이룰 수 없는 판타지가 되어버리는 이 사회에서 ‘꿈을 꾼다면, 꿈은 이루어진다’고 말할 수 있을까.
우리는 같은 꿈을 꾼다. 그러나 기울어진 사회 안에서 우리의 꿈은 철저히 계층화 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꿈의 실현을 위한 마이너리티들의 여정은 그 누구보다 고달플 수밖에 없다. 이번 관객프로그래머 영화제는 재개발 지역에 살고 있는 소녀, 한국에 가서 일하고 싶은 이주노동자, 어느 날 유령이 되어버린 여성 노동자, 평생 건물 만드는 일을 해온 고령 노동자 등 한국독립영화 속 마이너리티들의 꿈을 향한 여정을 담았다. 그리고 이를 통해 꿈조차 계층화되어버린 한국사회를 비춘다. ‘꿈’의 의미를, ‘꿈이 무엇이냐’는 질문의 무게를 다시금 고민하게 만든다.
이번 영화제는 한국 사회 내 마이너리티들이 처해있는 현실을 직시하는 시간이 될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그리고 이 사회에게 ‘꿈’이란 무엇인지 그 의미를 되돌아보게 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시간표>
| 9/29(토) | 12:30 | 15:15 | 17:15 | 19:40 |
| 김숙현 감독전 (GV)김숙현 감독 | 새출발 | 공사의 희노애락 (GV)장윤미 감독 | 밤의 문이 열린다 (GV)유은정 감독 | |
| (80분) | (94분) | (89분) | (90분) | |
| 9/30(일) | 13:30 | 16:25 | 18:40 | |
| 섹알마문 감독전 (GV)섹알마문 | 그해, 트랜지션 (GV) 홀릭 한국퀴어영화제 집행위원장 | 히치하이크 (GV) 정희재 감독 | ||
| (110분) | (71분) | (108분) |
<상영작>
⊗금동현 관객프로그래머 <김숙현 감독전> 09/29(토) 12:30 GV 김숙현 감독
[김숙현 감독전] 추천사 영화는 보이는 세상이고 세상은 보이지 않는 영화 금동현 “영화는 보이는 세상이고 세상은 보이지 않는 영화”(허문영, 『보이지 않는 영화』)라면, 보이지 않는 세상을 볼 수 있게 만드는 영화야말로 ‘미학적’이라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보는 만큼 알 수 있다. 물론 ‘본다’와 ‘안다’의 경계는 모호하다. 알기 이전에는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한 뼘 채 안 되는, 자기만큼의 세상밖에 볼 수 없다. 그렇다면, “보이지 않는 것을 어떻게 보이게 할 것인가?”의 문제다. 쉬우면서도, 본질적인 방법은 대상에게 말을 거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대상(그는 동시에 말 할 수 없다)을 전경에 둠으로서, 보이게(또는 들리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보이게 하는 것’이, ‘보는 것’으로 나아가지는 않는다. 연루되지 않은 자의 삶을 보는 것, 즉 ‘볼 수 있게 되는 것’은 피로하며, 힘든 일이다. 우리는 그들의 존재를 알지만, 모른 체 한다. 김숙현 감독의 영화들은 냉소적 대중의 “모른 체”를 어떻게 전복시켜야 하는가에 대한 대답이다. 김숙현 감독은 보이지 않는 대상과 보는 우리가 같은 세상에 있단 자명한 사실을 육체(<서비스 노동의 관계 미학>)와 습속(<죽은 개를 찾아서>, <넌 어디에도 없을 거야>) 을 통해 ‘보게’ 한다. 또는 알게 한다.
•죽은 개를 찾아서 (2010) /다큐멘터리/한국/ 31분

감독: 김숙현
출연: 황정덕, 김순애, 김숙현
할머니 집에선 개들이 죽어나간다. 왜 일까? 내가 처음 이 질문을 던졌을 땐, 가족 모두들은 이 사실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다. 할머니의 이야기도 마찬가지일지도 모른다. 나는 카메라와 함께 가족들에게 다시 질문하고,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다. 개의 죽음이란 미스터리는 할머니의 삶, 운명, 역사와 관련 있을지도 모른다.
•감정의 시대: 서비스 노동의 관계미학 (2014) /다큐멘터리/한국/ 23분

감독: 김숙현, 조혜정
주연: 김보람, 김민진, 유정화
보육교사, 콜센터 직원, 마트 캐셔. 감정 노동의 극한에서 일하고 있는 직업군들의 인터뷰를 통해 보이는 무용 퍼포먼스. 영화는 ´웃음´ 뒤에 숨겨져 통제되는 개인의 감정에 대한 고달픈 현실을 반영한다.
•너는, 어디에도 없을거야 (2016) /판타지, 드라마/한국/ 26분

감독: 김숙현
바쁜 스케줄로 하루를 보내는 소녀는 이상한 세계로 빠진다. 다양한 관점을 체험하고, 법칙들을 익히며, 다양한 인간군상들의 행위들을 관찰한다. 그러나 다 만족스럽지 않고, 빠져 나오고만 싶다. 그렇다면 이제 소녀는 세계에서 자신이 없어져버릴지도 모른다는 불안을 떨쳐내고, 이 ‘이상한 세계 속의 나’를 질문하는 성장을 이룰 수 있을까?
⊗이석범 관객프로그래머 <새출발> 09/29(토) 15:15

[새출발] 추천사 [21세기를 살아가는 청년 세대의 공기를 기록하다] 이석범 [새출발]의 주인공인 지현의 상황은 무척이나 암울하다. 갓 군 제대를 하였더니 아버지는 조기퇴직을 하여 집 안은 경제적으로 힘들고, 재정지원제한에 걸린 학교때문에 학자금 대출은 불가능하므로 부도덕한 편의점 사장의 밑에서 일하며 꼬박 매달 학자금 분납을 해야 하는 실정이다. 거기다 자신이 다니는 국문과는 통폐합 위기에 처해있고, 후배 혜린의 임신으로 그는 서둘러서 낙태 비용을 마련해야 한다. 이렇게 놓고만 본다면 [새출발]은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20대 청년들의 불행을 극단적으로 전시한 영화일거라 생각하기는 쉽겠지만 그보다는 그들이 살아가는 공간의 현장성에 기대 젊은 청년들의 정서를 기록(Document)한 영화라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영화를 만든 장우진 감독은 김대환 감독과 같이 춘천을 기반으로 ‘봄내필름’이라고 하는 제작사를 차려 활동하고 있다. [새출발]을 비롯하여 봄내필름에서 제작된 다섯편의 영화들([철원기행][춘천 춘천][초행][겨울밤에])은 모두 시나리오나 콘티 없이 트리트먼트라고 하는 간략한 스토리틀만 잡고서 촬영을 하였다. 다시 말해 [새출발]에서 인물들이 말하는 대사는 모두 그 날 즉흥적으로 작성된 것이고, 영화의 정서 또한 현장에서 우연히 얻어진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감독은 영화제작실습을 하면서 인물과 공간을 인위적으로 재단하는 것이 자신에게 맞지 않은 것을 깨달은 이후 지도교수의 조언에 따라 이와 같은 방법들을 사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실제 [새출발]에 등장하는 현장성은 극단적 상황에 처한 이 영화의 인물들을 직접적으로 이야기를 통해 설명하기보다 더욱 인물들에게 정서적으로 와닿게 하는 연출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반투명한 창문 너머로 보이는 인물들의 모습과 형체가 일그러진 거울, 저 너머 멀리 보이는 빛과 주인공 지현의 친구 재원이 항상 물고 다니는 담배, 낡은 트레일러 옆의 펄럭이는 파란색 천, 오래된 담에 그려진 (반토막)난 앨리스 그림은 실제 청년들이 살아가는 공간들을 영화 속 배우들의 연기와 절묘하게 섞이며 등장인물들이 느끼는 감정을 더욱 명확하게 느끼게 한다. 그러다보니 앞서 말했듯 등장인물들의 불행의 수위가 높아 보임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차분하게 주인공인 지현과 혜린의 감정이 어떤지를 관객들이 목도하고 관찰하며 느낄 수 있게 만들어준다. 가끔은 이런 생각이 든다. 수많은 독립영화들에서 청년세대의 처한 상황을 그대로 표현하려고 노력하지만 와닿지 않는 것을 느낄 때가 많다는 것을. 과연 장우진 감독의 [새출발]이 지금을 살아가는 청년 세대의 감정을 잘 표현했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이 영화를 지지할 수 밖에 없다면 그건 청년세대들이 겪는 어두운 현실의 예시들을 제시하면서 그들의 불행을 이해하고 있다는 젠체를 하지 않는다는 것 때문일것이다. 그저 주어진 장소와 간단한 줄거리, 우연이 빚어낸 요소들을 통해 최대한 청년 세대들의 현실을 객관적으로나마 기록한 영화는 그만큼 여러 각도로 바라봄으로써 많은 생각의 여지를 남겨놓을 수 있지 않을까?
감독: 장우진
출연: 우지현, 이혜린, 허재원
지방대 국문학과 학생인 지현은 제대 후 복학한다. 부푼 마음과는 달리 어려운 집안 환경과 학과 통폐합 소문 등으로 인한 상황으로 인해 지현은 점점 힘이 빠진다. 문학 동아리 모임에 나갔던 지현은 모임이 끝난 후 자신과 비슷한 심경인 후배 혜린과 충동적으로 관계한다. 관계후 서먹해진 두 사람은 예기치 않은 혜린의 임신을 계기로 다시 만난다. 낙태를 결심한 두 사람은 횡성으로 떠나지만 수술을 위해 찾아간 조산원에서 쫓겨나듯 나온다. 혜린이 가방까지 잃어버린 상황에서 두 사람은 자포자기 심정으로 동해 근방을 여행한다
⊗ 김성주 관객프로그래머 <공사의 희로애락> 09/29(토) 17:15 GV 장윤미 감독

<공사의 희노애락> 추천사 김성주 공사의 희노애락은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이다. 감독의 아버지에 대한 인생, 그 흐름과 사연을 따라 영화는 진행된다. 아버지의 삶에 있어 일은 모든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공사장의 공구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아버지의 내레이션이 영화를 잔잔하게 채운다. 가장으로서 아버지로서 삶의 터전이자 생계를 위해 살아온 한 인생에 있어 노동자는 앞만 보고 지금까지 달려왔었다.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아왔다고 생각해왔던 그가 “늙어 가는 모습이 자꾸 눈에 띈다. 어쩔 때는 내 자신이 불쌍해 보인다. 내 자신이”고 입을 땐다. 무엇이 그를 공허한 감정에 휩싸이게 하였을까. 영화 속 아버지의 내레이션은 딸과의 대화 속에서 흘러가고 있다. 마치 딸과 아버지의 일상적인 대화를 곁에서 듣는 것처럼 그 감정이 소소하게 다가온다. 엄청 더울 때 힘들었었을 아버지를 걱정하는 딸의 이야기에 환절기에 건강 챙기라는 아버지의 안부인사가 평범하고도 잔잔하게 다가온다. 이제는 무엇을 어떻게 살아야가야 하는지 답을 찾지 못하는 아버지에게 그녀는 위로의 말을 건넨다. 그러한 모습이 왠지 아프게 다가오지만 이 영화의 계기로 분명 감독은 아버지가 그의 삶에 대한 답을 찾을 것이라고 바랄 것이다.
평생 건물 만드는 일을 해온 노동자가 있다. 그는 일만 열심히 하면 모든 게 잘 될 거라고 믿었다. 그의 한 세월의 노동, 그리고 한 시절의 마음.
⊗ 최준하 관객프로그래머 <밤의 문이 열린다> 09/29(토) 19:40 GV 유은정 감독

<밤의 문이 열린다> 추천사 [문턱을 넘는 이유] 최준하 청년 여성의 일상에는 어떤 판타지가 있는가? 현시대를 살아가는 청년에게 어떤 판타지와 환상, 꿈이 부여되는가? 지방은 서울을, 청년은 안정을 찾아 헤맨다. 여성에게는 혼란스러움이 가중된다. 혼란스러움은 삶을 말끔하지 않게 만들고 말끔하지 않은 삶은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든다. 지방, 소도시, 공장, 청년, 여성이라는 가장자리에 혜정이 서 있다. 그리고 가장자리는 검은 하늘에 눌려 있다. 밤은 빛이 없고 습기가 내리는 시간이다. <밤의 문이 열린다>가 담아내는 밤도 느릿하고 묵묵하며 무기력하다. 혜정은 관계로부터 ‘스스로 격리되고자’ 하는 생기 없는 삶을 산다. 혜정이 일을 마치고 나면 어두운 밤이 그녀를 반긴다. 밤은 고독하고 온기 없는 집과 다름없다. 그녀는 꿈이 없는 밤을 새운다. 어떤 꿈도 판타지를 벗어나지 못한다. 결코 실재하지 못할 거라 느껴진다. 그렇기에 혜정은 무기력하다. 음울한 공기 속에 환영이 아닌 유령이 있다. 음울한 사실주의로 풀어낸 유령이라는 판타지는 모순적이다. 그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무언가를 해야만 하는 처지에 놓인다. 예정된 비극은 모순 속에서 무기력한 열정을 더한다. 그리고 영화는 정해진 결말에 제거된 과정을 풀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 그녀는 유령이 되어서야 문턱을 넘는다. 그리고 묻는다. 나는 왜 이렇게 되었나?
감독: 유은정
출연: 한해인 전소니 감소현
도시 외곽, 공장에서 일하며 살아가는 혜정. 할 수만 있다면 아무도 만나지 않고 혼자 살고 싶다고 생각하던 혜정은, 어느 날 밤 자신의 방에서 유령이 되어 눈을 뜬다. 하루하루 거꾸로 흘러가는 유령의 시간 속에서 스스로를 구하고자 하는 혜정은 살아있을 때 보지 못했던 다른 사람들의 상처와 슬픔을 엿보게 되고 서로의 죽음이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는다.
⊗ 조은별 관객프로그래머<섹알마문 감독전> 09/30(일) 13:30 GV 섹알마문 감독
<섹알마문 감독전>추천사 [이주노동자라 불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다] 조은별 사람은 누구나 다양한 정체성을 갖고 살아간다. 일하는 노동자이지만 가족 구성원 중 한 명이기도 하고, 누군가의 이웃이기도 하며 소비자이기도, 이주민이거나 정주민이기도 하다. 하나의 정체성만으로 살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이주민을 바라볼 때 종종 그 점을 잊는다. 이주민은 그저 ‘이주민’일뿐, 그들의 다양한 정체성은 모두 ‘이주민’이라는 정체성에 매몰시켜버린다. 그러면서 그들을 대상화하고 (한국에 얼마나 동화됐는지)평가하며, 그들의 인생을 쥐고 흔든다. 그러한 권리를 ‘당연히’ 부여받은 것처럼 누린다. 정주민이라는 이유만으로 마치 노예를 부리는 주인인 것처럼 군다. 그런 의미에서 섹알마문 감독의 영화는 ‘우리’에 의해 매몰된 이주민들의 다양한 정체성을 되찾는 시도와도 같다. 감독은 영화 속 인물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주노동자’로서의 정체성을 갖게 만든 또 다른 정체성들을 파고든다. 한국에서는 오직 ‘이주노동자’여야만 했던 이들은 사실 누군가의 가족이었음을, 꿈을 갖고 있는 사람이었음을 보여준다. 또한 한국에 도착하는 순간, 오직 ‘이주노동자’라는 정체성만을 갖길 요구하는 사회를 보여주며 그 요구가 얼마나 폭력적이고 비인간적인지를 지적한다. 이러한 시도는 그동안 ‘이주노동자’라는 정체성만을 강조한 다른 영화들과는 다르다. 섹알마문 감독의 영화들은 이주노동자라 불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러한 시도가 가능했던 이유는 어쩌면 감독의 이력 때문일지도 모른다. 섹알마문 감독은 1998년 이주노동자로 한국에 들어와 현재는 이주노동자 인권운동과 이주노조 수석부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주민 혐오는 한국사회 내 도처에 퍼져있다. 최근 제주 예멘 난민 논쟁은 이주민 혐오의 극단을 보여주기도 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주민이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이런 상황에서 섹알마문 감독이 하고자하는 이야기는 어쩌면 원론적일수도 있다. 그러나 이주민 혐오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 답밖엔 없다. 섹알마문 감독은 영화를 통해 그렇게 말하고 있다. ‘이주민도 사람이다’.
•꿈, 떠나다 (2017) /다큐멘터리/한국/ 60분

한국에서 일하고 싶은 슈헬은 정든 고향을 떠나 수도인 다카로 와서 한국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 다카에서 버스운전을 하는 쇼립도 한국으로 떠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다카에 있는 한국어 학원에서 강사로 일하는 자말 역시 한국에서 일하고 싶어 한다. 그들은 왜 일하기 위해 한국으로 떠나고 싶어하는 것일까? 이주노동자 출신 감독이 이주노동자들의 꿈과 현실을 조명한다.
•피난 (2016) /드라마/한국/ 22분

연일 계속 되는 시리아 내전. 집안의 가장이자 이제 딸아이의 아버지가 된 자말은 가족을 위해 해외난민이 되기로 결심한다. 전쟁 중에 갓난아이와 부인, 노부모까지 두고 오른 피난길. 잠시 머물다갈 땅이라고 생각하고 들어온 한국. 고달픈 난민살이 중 또 다른 한국형 난민(?) 순영을 만난다. 언제 봤다고 자말을 수족처럼 부리는 순영. 자말은 그런 그녀가 밉지 않다. 각자 가족을 만날 시간을 고대하지만 속절없이 시간만 흐른다. 이 피난생활의 끝은 언제일까?
•하루 또 하루 (2016) /다큐멘터리/한국/ 25분

한국에서 미등록 이주민으로 살아가는 샤인은 늘 불안하다. 출입국 단속반들에게 쫓기던 샤인은 두려움에 도망가던 중 중상을 입었지만, 그들이 샤인을 데려간 곳은 병원이 아닌 출입국 관리소다. 그들은 샤인을 테러리스트라고 불렀다. <하루 또 하루>는 이주노동자들의 열악하고 부당한 노동환경과 그들을 바라보는 혐오 어린 시선들, 미등록 이주민이라는 이유로 사람답게 살아가지 못하는 현실을 담아낸다. 영화 속 째깍거리는 소리는 이 순간에도 그들의 시간은 흐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임아현 관객프로그래머 <그 해, 트랜지션> 09/30(일) 16:25 GV 홀릭 서울퀴어영화제 집행위원장

<그해, 트랜지션> 추천사 [트랜지션 : 이행(移行)] 임아현 흔히 삶은 여행에 비유되기도 한다. 각자의 방향성을 가지면서 끊임없이 어딘가로 향하는 여정. 누구나에게 그런 여정과도 같은 순간이 있다. 그리고 여기에는 조금 더 특별하고 눈여겨봐야할 순간의 기록들을 담은 영화가 있다. 알리아의 1년간의 트랜지션 (호르몬 치료를 이용한 성전환 과정을 일컫는 말) 과정을 다큐멘터리로 담아낸 < 그 해, 트랜지션> 은 2018년 한국퀴어영화제에 상영되어 성별이분법과 젠더퀴어 이슈들에 대한 고민을 담은 깊이 있는 작품이다. 첫 도입부부터 주인공은 인상적인 이야기들을 담담하게 꺼내놓는다. 주변 사람들에게는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 전환하고 있다고 맗하지만 사실은 여성성에서 벗어나 남성성으로 전환하는 것뿐이라고 얘기한다. 조금 어려운 얘기일까? 성별이분법이 공고화된 사회에서 여성의 모습과 남성의 모습은 스테레오한 이미지로 남아 누군가를 재단하는 데 쓰인다. 누군가의 존재를 사회가 만든 여성과 남성 두 가지로 단순히 구분할 수 있을까? 이 영화는 젠더를 둘러싼 여러 질문들과 고민해봐야할 이야기들을 트랜지션하는 과정 속에서 담아낸다. 주인공에게 어떤 이름을 붙이고 수식하는 것보다 그의 경험과 말로써 주인공을 알아가기를 권한다. 그 어느 누구도 몇 가지 단어로 전부 표현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감독: 론 클락슨
우리 안에 이미 뿌리 깊게 박혀 있는 성별이분법. 나라는 존재는 사회가 만든 성별이분법에 따라 규정되어야 하는 것일까? 그리고 규정지을 수 있을까? <그 해, 트랜지션>은 의문을 가졌던 지점을 주인공의 트랜지션 과정을 통해 들여다보고 있다. 주인공에게 따라붙는 수많은 수식어들이 이 영화를 보는 것에 있어 오히려 선입견을 가질 것이라는 생각에 수식어는 최대한 배제하고자 한다. 나에 대한 사회에서 요구하는 확인 과정은 불필요한 과정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살아가는 매 순간 내 존재에 대한 끝없는 사회의 물음과 그 물음에 대한 답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우리는 또 어떤 존재를 부정하며 살아 왔는지 나 자신에게 묻고, 답하는 시간을 영화를 보며 가지길 바란다. (2018년 제18회 한국퀴어영화제)
⊗ 최은규 관객프로그래머 <히치하이크> 09/30(일) 18:40 GV 정희재 감독
히피
<히치하이크> 추천사 최은규 삶이라는 길 위에 서서 인생이라는 긴 여정은 우리 모두에게 초행길이다. 저마다 짧게는 이삼십년, 길게는 백년 가까운 시간 동안 쉼 없이 나아가야 하는 그 길. 단 하나의 차이가 있다면 길을 가는 방법일 테다. 흔히 말하는 이른바 “금수저” 라면, 좋은 차 타고 중간중간 휴게소도 들르며 갈 것이고, 조금 모자랄 경우에는 오토바이, 하다못해 작은 자전거라도 하나 끌면서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런 한 줌의 여유조차 허락되지 않는, 완전 “흙수저”일 경우에는? 별 수 없다. 그저 묵묵히 걷다 누가 지나가면 한번 태워주길 부탁해야 한다. 한없이 길고 지난한 이 길을 통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 히치하이크다. <히치하이크>의 정애는 유독 누군가의 옆자리, 혹은 뒷자리에 함께 탑승하는 일이 많다. 아직은 어린, 이 열여섯 소녀의 세상을 움직이는 건 분명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들이다. 그리고 이리저리 치이고 떠밀리는 나날 속에, 오늘은 주저앉을지 모르고 내일은 그 모습 그대로 울어버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무리 지치고 아픈 시간이 이어짐에도, 소녀는 어찌됐건 멈추지 않는다. 흐르는 눈물이 적셔놓은 지나온 길을 돌아보지 않는다. 남의 차를 얻어 탈지언정, 과정이야 어떻든지 간에 하루 한 걸음이라도 더 나아가고 만다. 이 여정의 시작엔 물론 당신이 없었음을 알고 있다. 하지만 이 여정의 끝에는 당신도 이 소녀와 함께 있어주기를 소망한다.
감독: 정희재
출연: 노정의, 박희순
16살 소녀 정애는 서울의 재개발 지역에서 아버지 윤영호와 함께 살고 있다. 영호는 말기의 암 진단을 받았지만 치료를 거부하며 지내고, 딸에게는 포기하면 모든 것이 편해진다며 안심하라고 말한다. 하지만 정애는 영호의 생각을 받아들이고 싶지가 않다.
그런 어느 날 한통의 편지가 온다. 오래전 집을 떠난 엄마 노영옥으로부터의 연락이다. 정애는 얼굴을 본적없는 엄마 노영옥에게 찾아가는 것이 자신에게 남은 유일한 희망이라 생각하고 그녀를 찾아 길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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