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못(Duck Town , 2017, 한국)|드라마, 코미디| 2018.04.19 개봉|88분|15세관람가
상영일정 04/19(목) 11:00 14:50 20:30 04/20(금) 13:00 18:30 04/21(토) 14:20 18:00 유지영 감독 단편전 19:20 관객과의 대화 GV : 유지영 감독 참석04/22(일) 18:00 04/23(월) 12:50 20:20 04/24(화) 14:50 18:35 04/25(수) 10:30 20:20 04/26(목) 14:00 04/27(금) 13:15 04/28(토) 18:20 04/29(일) 14:20 04/30(월) 13:45 05/01(화) 10:30 19:20 관객의 대화 (유지영 감독, 이세영 배우 참석) 05/02(수) 15:35 20:30 05/03(목) 10:20 19:10 05/04(금) 14:00 05/05(토) 10:30 15:20 05/06(일) 13:40 20:30 05/07(월) 10:30 19:15 05/08(화) 11:40 18:35 05/09(수) 13:40 20:35 05/10(목) 11:50 05/11(금) 16:40 05/12(토) 17:00 05/14(월) 14:30 05/15(화) 11:00 05/16(수) 14:05 05/17(목) 20:35 05/20(일) 11:00 05/21(월) 11:00 05/22(화) 18:30 05/23(수) 13:00 05/27(일) 20:00 05/30(수) 20:35 06/03(일) 20:35 06/10(일) 20:30 06/17(일) 20:20 06/24(일) 18:25 07/01(일) 18:15 07/08(일) 20:30 07/15(일) 18:10 07/29(일) 20:30 08/05(일) 18:35 09/02(일) 20:25 09/16(일) 20:20 10/07(일) 20:25 10/14(일) 20:20 10/21(일) 20:10 11/11(일) 20:25 12/02(일) 20:25 12/29(토) 18:20 (종영)
감독 유지영
“임마 좀 치열하게 살아라 치열하게!!!”
아르바이트와 편입 준비를 하며 인생역전을 꿈꾸는 희정.
치열하지만 짠내나게 살던 어느 날, 뜻하지 않게 수성못에서 일어난 실종사건에 연루된다.
설상가상 남다르게 치열한 인간 영목과 엮이며 그녀의 평화로운 일상에 예상치 못했던 일들이 펼쳐진다.
관객프로그래머 프리뷰
‘수성못’은 경쾌하게 울적하다. 영화에서 나오는 수성못은 평온한 유원지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과거 수성못은 실제로 많은 자살 사건이 일어나던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 마치 고등학교를 떠돌던 공동묘지 괴담 같은 이야기가 수성못에도 떠돈다. 유원지로 탈바꿈한 수성못의 깊은 수심에는 자살로 죽은 사람들이 가득하다는 그런 괴담 말이다. 괴담을 통해 수성못에는 죽음이 떠돌아다닌다. 하지만 이 죽음은 괴담이라는 점에서 표정이 없는 오리배처럼 둥둥 떠다닐 뿐이다. 누군가가 전달해야만 가능한 죽음의 장소로서 수성못이 있다
.
‘그래서’ 수성못은 경쾌하다. 수성못은 누구에게나 우울한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에 비친 반영은 자신의 모습을 보여줄 뿐이다. 수성못은 맑고 깨끗한 모습으로, 있는 모습 그대로 있다. 그래서 영화가 비추는 우울은 괴담이나 노랫소리여서, 답도 없고 문제도 없는 일련의 좌충우돌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펼치는 블랙 코미디에 있어서 이야기의 완결성을 따지는 것은 또 다른 농담에 불과하다. 그러니 영화가 지향하는 경쾌하고 가벼운 분위기를 따라 가보는 것을 권유한다. 자유롭게 거닐다 보면 어느새 눅눅한 수성못을 맴돌고 있을 것이다.
주인공 희정은 대구를 떠나고 싶어 한다. 자신이 ‘처박힌’ ‘지긋지긋한 집구석’을 벗어나는 방법으로써 서울로 편입을 하고자 한다. 희정은 열심히 빛을 향해 살아간다. 반면, 영목은 그림자다. 빛을 향해 살아가는 희정을 가로막는 그림자다. 영목의 모습은 지방에 대한 일종의 선고일지도 모른다. 도태되어서, 죽어 가길 기다리는 것이다. 죽음을 기다리는 사람에게 남겨진 선택은 죽음을 얼마나 빠르게 이룰지에 관한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여의치 않다. 이 오리배들의 마을에는 제힘으로 움직이지 못하는 오리들이 둥둥 떠다닐 뿐이다.
✍️ By 최준하 관객프로그래머
‘있는 그대로’의 공감만큼 큰 위로는 없다.
뭐 하나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이 없었다. 온 세상이 내 것 같았던 10대를 지나온 터라 더 막막했고 답답했다. 살아가는 이유를 찾기 어려웠다. 그러면서도 경쟁사회로 내몰리니 남들만큼 열심히 살아야한다는 압박은 나도 모르게 내 삶의 모토가 되어 있었다. 언제 밀려날지 몰라 불안했지만 멈출 순 없었다.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었지만 계속 나아가야했다. 나의 20대는 그렇게 부유(浮遊)했다. 그러나 비로소 보니 나는 ‘못’ 안에서 버둥거리고 있었다. 작은 오리배가 되어 다른 오리배들과 함께 목적지 없이 못 안을 둥둥 떠다녔다. 너무도 달랐던 너와 나, 그러나 우리 모두는 결국 못 안에 떠다니는 오리배와도 같았다.”
영화 <수성못>에는 대구를 벗어나기 위해 편입공부를 하면서도 아르바이트까지 해내는 치열한 ‘희정’, 그와는 반대로 치열하게 죽고 싶어 하는 ‘영목’, 두 명의 20대가 등장한다. 희정은 죽고 싶어 하는 영목이 한심해보이고, 영목 또한 그런 희정을 자신과 다른 사람으로 생각한다. 둘은 언뜻 보기에도 물과 기름 같아 보인다. 삶과 죽음, 그 사이가 아닌 각 극단에 놓여있는 듯 보인다. 그러나 영화는 이 둘에게서 동질감을 이끌어낸다. 그리고 그 동질감에 묘하게도 공감하도록 만든다. 뿐만 아니다. 영화 속 인물들의 불안감들은 이내 내가 겪었던 불안감들을 떠올리게 만든다. 그런 점에서 그들이 나 또는 내 주변에 있는 이들과 별반 다르지 않음을 깨닫는다. 어느새 희정과 영목은 나 또는 내 주변사람들이 된다. 이런 공감대는 어디서부터 기인한 것일까.
많은 ‘청춘’영화들은 20대를 오히려 객체화하는 경우가 많다. 20대의 현실을 다룬다곤 하나 결국 조언이나 충고를 받아야할 ‘대상’으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화 <수성못>은 섣부른 조언이나 충고를 건네지 않는다. 불안감, 죽음, 자살, 의욕상실, 방황을 그대로 보여준다. 다만, 그 누구의 관점도 아닌, 스스로의 관점에서 그것들을 조명한다. 설사 그것이 죽음이어도 ‘주체’의 관점에서 이야기된다. 그래서 ‘뚜렷한 이유 없음’이 이유가 되어도 설득될 수밖에 없게 된다. ‘조언’나 ‘충고’가 아닌 ‘공감’을 발견하게 된다. 이 묘한 공감이 오히려 위로로 다가오게 만든다. 영화 <수성못>이 말하는 ‘21세기 청춘 패러독스’는 바로 그 지점이 아닐까 한다.
영화 <수성못>은 ‘청춘’이라는 이름하에 가려져있던 것들을 온전히 마주하도록 하는 영화다. 내내 청춘들의 불안과 죽음이 맴도는, 그러나 섣부른 조언과 충고가 없다. 영화 속 인물들을 따라가다 보면 삶과 죽음은 늘 우리 곁에 존재하고 있음을 다시금 인정하게 만든다. 그렇기 때문에 마냥 즐겁지만은 않은 ‘청춘’을 보냈거나, (지금)보내고 있음에도 그것을 온전히 이해받지 못했다면 영화 <수성못>을 통해 ‘있는 그대로’의 공감을 받길 바란다. 그만큼 큰 위로는 없을 것이다.
✍️ By 조은별 관객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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