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길이 있다(Another Way, 2015, 한국)|드라마| 2017.01.19 개봉 |15세관람가|90분
상영일정 01/19(목) 14:15 01/20(금) 12:30 01/21(토) 10:30 01/22(일) 19:55 01/25(수) 17:40 01/26(목) 17:00 01/29(일) 13:10 01/31(화) 18:40 02/01(수) 14:10 02/02(목) 16:10 02/03(금) 15:00 02/04(토) 12:30 02/05(일) 11:00 02/06(월) 20:25 02/07(화) 14:45 02/08(수) 16:25 02/09(목) 11:00 02/10(금) 14:25 02/14(화) 16:40 02/16(목) 12:55 02/17(금) 16:40 02/19(일) 11:00 02/20(월) 11:00 02/22(수) 18:35 이후에도 계속 상영합니다:) 시간표 업데이트를 기다려주세요~
감독 조창호
얼어붙은 마음들이
서로를 알아볼 때
다른 길이 있다
누워있는 어머니를 돌보는 딸이 있다.
도우미 아르바이트로 살아가는 딸은 어느 날 자살을 결심한다.
한편, 어린 시절 어머니의 죽음을 목격한 적 있는 남자는 경찰로 일하지만 삶의 의욕이 없다.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두 사람은 우연히 만나, 삶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 하기로 한다.
다른 길에 있던,
나와 같은 당신을 만나다
관객프로그래머 프리뷰
사람은 왜 죽음을 결심한 순간에도 사람을 찾을까.
검은 새와 흰 새가 어느 곳 어느 시에 만나서 죽을 것을 약속하는 것으로 영화는 시작한다. 그리고는 죽음을 준비하는 정원과 수완의 삶이 이어진다. 뭔가 말하려는 듯 한 제목과 끝을 예고하는 시작 때문인지, 러닝 타임 내내 ‘다른 길이 있을까’라는 문장이 머릿속을 떠다녔다. 그러나 정작 두 사람에게는 그런 질문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아 보인다. 어떤 일에도 마치 ‘다른 길은 없어’라고 말하는 듯 준비된 담담한 표정을 짓는 이들은 이미 죽은 사람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영화 또한 인물들의 감정을 강조하지 않는다. 인물들의 담담한 태도처럼, 그저 보여주기만 한다. 지나치게 끔찍하거나 직설적으로 감정을 드러내는 장면도 없다. 수완과 정원은 왜 죽음을 결심하게 되었을까. 영화는 그런 상황이나 과정들을 상세히 설명하려 하지도 않는다. 에둘러서, 이미 결정된 조각들을 보여줄 뿐이다. 어쩌면 좀 불친절하다고 느껴질 수 있겠으나 죽음을 마음에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 시작이 없는 사람들의 삶이라면, 하고 설득될 것 같기도 하다.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인물들이 얼음장 위를 걷는 장면이었다. 수완을 떠나며 수완의 친구는 문득 한강으로 걸어 들어간다. 얼음 위에서 그녀는 얼음에도 길이 있고, 숨구멍이 있다고 말해준다. 수완은 길을 알지 못한다. 수완의 거침없는 걸음은 길이 아니라 오히려 길 없는 곳을 향하는 듯하다.
영화 속에도 잠시 그런 이야기가 들려온다. 몇몇 사람들이 연탄불을 피워놓고 동반자살을 시도했다는 소식. 이제는 별로 놀랄 일도 아닌 것 같은. 그러나 여전히 좀 기괴한 상상을 하게 된다. 처음 만난 사람들이 함께 죽는 장면. 서로 인사는 할까, 어떻게 할까. 나는 왜 죽으려고 해요, 뭐 그런 애기들을 할까. 한다면 왠지 죽지 못할 것 같은데. 사람은 왜 죽음을 결심한 순간에도 사람을 찾을까.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이 죽는 일에도 적용이 되는 건가.By 서상영 관객프로그래머
어디에나 숨쉴 구멍 하나쯤은 있다
인터넷 채팅 사이트에서 한 남녀가 동반자살을 계획한다. 남자는 얕게 언 강 위를 걷다 얼음이 깨지면서 빠지자고 말하고, 여자는 차 안에서 연탄가스를 쓰자고 한다. 의견조율을 거치지만, 결국 같은 장소에서 각자 서로 다른 방법으로, 죽기로 한다. 정해진 날짜와 시간에 결전장소인 춘천 누에섬으로 가기로 약속한 두 사람. 이후 관객들은 무려 자살을 결심하게끔 만든 두 사람의 고통스런 현실과 마주하게 된다.
춘천 출신 조창호 감독이 그려낸 겨울의 춘천은 삶에 지치고 상처받은 사람들이 모여드는 일종의 영화적 공간이다. 전 애인을 잊지 못해 괴로워하며, 음주단속에 걸린 차량도 무심히 보내버릴 정도로 삶의 의지를 잃은 경찰 수완(김재욱 분), 전신마비 엄마를 간호하며, 엄마를 재운 후에는 자신의 침대로 파고드는 아버지의 손길을 버텨내야 하는 정원(서예지 분)이 이 황량한 대지의 방문객이다. 기교없이 담담한 카메라는 조용히 인물과 관객들을 이어주고, 절제된 대사와 감정들은 건조하지만 한순간도 흐트러지지 않는다. 화면 속 얼어붙은 강물과 눈밭의 풍경들은 나도 모르게 옷깃을 움츠릴 만큼, 춥도록 생생하다.
살면서 한번쯤은, 정말 한번쯤은 스쳐지나가는 말로나마 “죽고 싶다” 는 생각 안 해 본 사람 없을 것이다. 그것이 사랑 때문이든, 인간관계든, 스트레스나 돈 때문이든 간에. 우리는 어떻게 보면 결국 죽기 위해 사는 존재로서 삶의 매 순간 죽음에 가까워지고 있다. 그리고 간혹, 그 힘겨운 여정의 끝에 조금 더 빨리 다다르고 싶은 생각에 사로잡힌다. 사실 이것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굉장히 보편적이고 당연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사람 마음 속은 알 수 없듯이, 우리는 죽으려 하는 누군가의 심정을 절대 이해할 수 없고, 막을 수는 있지만 그럴 권리는 없을지 모른다. 다만 그런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며, 성찰할 권리 정도만 주어진 것이다. 죽음과 자살을 다룬 수많은 영화들은, 결국 그런 목적으로 만들어진 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때론 그런 영화를 통해 살아갈 힘을 얻는 사람들도 있다.
극 중 수완의 전 애인은 얼어붙은 강들도 숨을 쉰다고, 강 어딘가에 그것들의 숨구멍이 있다고 말한다. 수완과 정원의 세상도 결국 똑같지 않을까. 그들이 사는 세상은 이미 얼어붙었고 너무나 차갑지만, 그래도 어딘가에 조그맣게나마 숨 쉴 구멍 하나쯤은 있다고, 있을 것이라고 믿고 싶다. 물론 다른 길이 무엇인지, 있기는 할지 끊임없이 찾아 헤매는 과정은 꼭 그들에게만 해당되는 건 아닌, 우리 모두의 일이겠지만 말이다. By 최은규 관객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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