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치온더비치 (Bitch On the Beach, 2016, 한국) |멜로/로맨스,드라마| 2016.12.08 개봉 |청소년관람불가|99분
상영일정 12/08(목) 18:40 12/09(금) 11:00 12/10(토) 20:20 12/11(일) 16:35 12/12(월) 12:55 18:40 12/13(화) 16:35 12/14(수) 15:20 12/15(목) 16:40 12/16(금) 16:25 12/18(일) 12:10 12/19(화) 20:50 12/20(수) 12:25 12/24(토) 11:00 12/27(화) 10:30 12/28(수) 12:15 12/29(목) 20:30 01/02(월) 20:35 (종영)
“원더풀, 뷰티풀 노! 비치풀한 그녀 ‘가영’”
“외모는 흔하디 흔한 ‘흔녀’지만, 그녀의 하루는 특별하다!”
어느 대낮, 전남친 정훈의 집에 들이닥친 가영. 느닷없이 찾아온 그녀가 꺼낸 말은, “우리 자면 안돼?”
목적을 이루지 않고는 도저히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 없는 그녀는 끈질기게 정훈에게 졸라대고, 정훈도 분위기에 휩쓸려가는데.. 이날, 가영은 원하던 바를 이룰 수 있을까?
관객프로그래머 프리뷰
Sunset on the beach
‘멈블코어라는 장르에 대해 들어보셨는지? 구글 검색을 해본다면 이 장르는 저예산 제작, 비전문 배우, 지속적인 로우키 조명 사용, 즉흥적인 대사를 정의로 한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그냥 알기 쉽게 비약하자면 영화 내내 수다만 떤다고 보면 되겠다. 그 예로는 오랜 시간에 걸쳐 두 남녀의 만남과 헤어짐을 그린 리차드 링클레이터의 [비포 선라이즈][비포 선셋], 홍상수 감독의 영화들을 생각하면 되겠다. 이 영화들은 커다란 극적 사건 없이 그저 대화로만 서사를 더해나간다. 물론 ’멈블코어‘라는 장르가 홍상수 영화다고 정의내리는 건 대부분 홍상수 영화들에 대한 모욕같고… 근데 내가 홍상수를 예로 들 수 밖에 없는 것은 이 영화의 감독 정가영 감독이 시작부터 홍상수 감독의 이름을 영화에 꺼내며 애정을 표하고 있고, 무엇보다 홍상수 영화같이 90분간 두 남녀의 대화로만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런 대화로만 이뤄진 영화에 대해 맞지 않을 분들도 일부 계실거란 사실을 부정할 순 없을거 같긴 한데 “가장 일상적인 연인들의 만남과 헤어짐, 재회”에 대한 보편적인 순간과 감정을 가장 잘 묘사하는데 있어 이만한 방법이 없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으리라. 이 영화 각본 자체가 유머러스하고 연애에 대한 상당한 공감을 느낄 수 있기도 하지만 두 배우 정가은씨와 김최용준씨의 생기있고 귀여운 연기가 가장 힘을 더하기도 하고! 아마 이 영화들을 연애하는 사람들이 와서 본다면 (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사귀는 거 같아 보이는 가영-정훈 커플) 자기들의 연애와 비교하면서 왠지 키득거리며 공감할 수 있을거다. [스틸플라워][우리들][연애담]등등 괜찮은 한국독립영화들이 많았다. 아마도….가 아니라 [비치 온 더 비치]는 2016년 한국 독립영화의 마지막 사수로서 올 한 해를 깔끔하게 마무리 할 수 있는 포만감을 느끼게 해 줄 것이다. 절대 놓치지 마시길. by 이석범 관객프로그래머
이 구역의 미친년은 나야!(스포주의)
아, 뭐랄까. 단 세 명의 캐릭터에 제한된 공간을 대부분 롱 테이크로 찍은 것을 생각해보면 정말로 단순해 보이지만 지금 막 이 영화를 보고 난 나의 기분은 복잡하다. 뭐라 한 마디로 명확하게 설명하기 힘든 여러 가지 감정들이 미묘하게 내 머리 속을 감돌고 있다. 그래도 영화 속에서 가장 인상 깊은 것은 제목이 말해주는 것처럼 우리의 주인공, 내가 볼 때 가영이는 진짜로 bitch다. 막무가내로 전화도 받지 않는 전남친의 집을 찾아와서 낮술 한 잔 하고 영화의 스포일러를 발설하다 은근슬쩍 스킨십을 해대더니 다짜고짜 자자고 한다. 여기까지만 해도 기가 찬데 그 이후로 그녀가 하는 짓은 훨씬 더 가관이다. 주인공 남녀 간의 대화와 접촉이 러닝타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 영화에서 그녀의 말과 행동을 통해 느껴지는 생각, 가치관, 사상, 상대방을 대하는 태도 등등은 고리타분한 보통 한국 남자의 정서를 가진 나를 당황시켰고 더 나아가 짜증과 같은 속된 말로 암 걸리게 만들기도 했다. (특히 그녀가 ‘거장’에 대해 얘기할 때 평소에 숭고하게까지 느껴지던 그 ‘거장’이란 단어가 얼마나 오글거렸는지 모른다.) 그런데 가영이란 이 여자, 마냥 밉지만은 않았다. 아니, 꽤나 매력적이었다. 왜 그런가 생각해보니 그녀에게 가식 따윈 없다. 전 남자친구라는 누군가에게는 정말로 어색하고 무안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사람 앞에서 온갖 음담패설을 늘어놓을 뿐 아니라 나를 왜 먼저 덮치지 않았냐며 과거의 섹스에 대해 아무렇지 않게 불평불만을 해대는 것, 홍상수 영화 이외에는 이와 비슷한 설정을 전혀 본적이 없었다. 또 그녀는 철저히 자기에게 충실하다. 그를 만나 섹스를 하고 싶다는 욕망이 그녀를 움직였고 그녀는 그것을 확실히 따랐다. 강제로 나갈 뻔했던 순간에도 계란 하나를 툭 던지고 가버린 것도 어마어마한데 금방 문 앞에서 초인종을 갈겨대는 꼴이라니. 게다가 기어코 잠자리를 가지는데 성공하고 저녁메뉴도 정하고 강제로 술게임도 벌이고 소원성취까지 성공한다. 기존의 여성 캐릭터들도 자기고집대로 움직이는 경우야 많았지만 그건 이타적인 목적이거나 그저 극을 진행하기 위한 수단정도에 그쳤지만 이 영화에서 가영의 고집과 욕망은 영화 그 자체다. 그 어떤 한국영화에서도 보지 못했던 여성상이었다. 정말로 매력적인 bitch가 이 영화에서 탄생했다.
한국영화계에서 여배우들의 좁은 배역의 폭은 언제나 문제가 되어왔던 것이다. 이는 색다름과 소외된 계층(여성이 여전히 사회적 약자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에)에 관심을 가져온 독립영화계 역시 마찬가지다. 영화계는 그녀들에게 아름답고 조신하기를 요구하고 망가지더라도 그에 따르는 코믹함만을 원할 뿐 편견과 관습을 깨버리는 예상치 못한 불편함을 원하지는 않는다. <비치온더비치>의 정가영 감독은 본인의 이야기와 연기를 통해 그 대안을 찾고 있는 게 아닐까. 진짜 bitch인 그녀의 다음 작업도 너무나 기대되고 응원한다. by 정석원 관객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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