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나라(Land Of Happiness , 2018, 한국)|드라마,가족| 2018.07.19 개봉|86분|청소년관람불가
상영일정 07/19(목) 15:05 18:40 07/20(금) 20:35 07/21(토) 11:20 07/23(월) 18:40 07/24(화) 16:35 07/25(수) 20:40 07/26(목) 11:30 07/27(금) 16:30 07/28(토) 13:10 07/29(일) 10:50 07/30(월) 20:35 07/31(화) 12:55 08/01(수) 11:00 18:40 08/02(목) 13:25 08/03(금) 11:00 20:15 08/04(토) 17:30 08/05(일) 11:00 08/06(월) 15:20 08/07(화) 13:10 08/08(수) 14:45 08/09(목) 13:15 (종영)
감독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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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이르다고 생각하지 않아?”
“그럼 제가 언제까지 와야 되요?”8년 전, 자살하려던 자신을 구하고 운명을 달리한 진우의 제사에 매번 참석하는 민수. 그때마다 가족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과잉친절을 베푸는 진우의 엄마 희자를 마주하는 것도 고통스럽기만 하다. 민수가 이번을 마지막으로 더는 제사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하자, 희자는 그런 민수를 무섭게 노려본다.
관객프로그래머 프리뷰
상실의 시대
8년 전, 지하철에 뛰어들어 자살을 시도했던 민수는 자신을 구하고 대신 세상을 등진 진우의 제사에 매년 참석하고 있다. 임신한 아내를 남겨두고 친구 아버지의 장례식장에 간다는 거짓말 뒤에는, 8년 간 똑같은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봐 온 진우네 가족들을 다시 마주해야 한다는 불안감이 있다. 1년 만에 만나 안부를 묻고, 제사를 지내고, 함께 저녁을 먹는 동안, 모든 순간은 얼어붙어 있고 마지못해 건네보는 따뜻한 말 속에도 돋아 있는 가시를 숨길 수는 없다. 그리고 민수는 이제 이 시간을 끝내려 한다.
고레에다의 <걸어도 걸어도> 가 즉시 연상되는 이야기. 차이점을 꼽으라면 생존자가 사고가 아닌 자살을 시도했었다는 것과 서사의 중심이 남겨진 가족들만이 아닌 모든 사람들에게로 확장되었다는 것 정도를 들 수 있겠다. 피해자와 가해자를 구분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산 사람과 죽은 사람 모두 자기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만 일이 흘러갔다는 점에서 이들의 만남은 누군가의 죽음을 반석으로 삼은 유사 가족 탄생기라기보단 한없이 서로를 소진시키는 지난한 제로섬게임에 가깝다. 어쩌면 하늘로 떠나버린 진우만이 유일한 승자처럼 보일 정도로, 남겨진 자들의 사투는 매번 위태롭고 또한 눈물겹다.
“산 사람은 살아야지” 라고 쉽게 말하곤 하지만, 막상 남겨진 사람들의 황폐한 내면을 마주하고 나면 그 어떠한 위로나 격려의 말조차도 오만하고 이기적인 언사로 들릴 때가 있다. 따라가되 판단하려 들지 않고, 작은 말과 표정 몸짓조차 허투루 소비하지 않으며 성실히 보듬는 영화의 태도가 반가운 이유다. 다가올 2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한국 장편 경쟁부문 출품작이며, <신과 함께>에서 이미 자식 잃은 부모의 슬픔을 연기한 적이 있는 예수정 배우가 전혀 다른 온도의 새로운 캐릭터를 선보인다.
✍ by 최은규 관객프로그래머
어느 날, 지하철역 플랫폼에서 한 남자가 선로로 뛰어내립니다. 그 상황을 보고 뒤따라 한 사람이 선로로 다급히 내려갑니다. 죽으려고 하는 남자와 그를 살리려는 남자. 그 실랑이 속에서 저 멀리 열차의 불빛이 보입니다. 죽음을 선택하려는 남자는 그를 살리려는 남자에 이끌려 주변사람들에 의해 플랫폼 위로 올려 집니다. 그리고 열차는 그를 살리려던 남자를 덮칩니다. 이러한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이 스크린 처음을 채웁니다. 죽으려던 남자(민수)와 그를 살리려던 남자(진우)의 모친(희자)간의 슬프면서도 잔인한 운명은 그렇게 시작됩니다.
매년 진우의 제사를 희자의 권유에 마지못해 찾아가는 민수. 그의 방문에 불편을 내비치는 진우의 가족과 여자 친구의 원망스런 눈빛. 이런 거북하고 괴로운 공기가 민수를 주변을 가득히 채웁니다. 하지만 희자는 오히려 아들처럼 그를 편하게 대합니다. 그것이 진우에 대한 민수의 속죄를 바라는 것인지, 새로운 삶을 살게 된 민수를 통해 아들의 죽음에 정당함을 부여하고 싶은 것인지 선명하게 드러나진 않아 보입니다. 다만 분명한건 아들에 대한 희자의 사랑이 그녀를 그렇게 만들었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민수는 죽음을 선택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죽지 못한 운명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그는 다시금 행복을 찾으려고 합니다. 진우의 제사를 친구 아버지 장례식이라는 거짓말로 가리며 평범한 삶을 이끌어 나가보려고 합니다. 장례식 방문 전 출산을 앞둔 아기를 위해 침을 세 번 뱉으라는 아내의 잔소리를 실천하는 모습과 자신의 생일케이크 앞에서 소원을 비는 모습, 그리고 미신을 믿지 않은 민수가 결국에는 무속인을 찾아가는 모습에서 민수의 삶에 대한 욕구를 느낄 수 있습니다. 자신이 원하던 생존은 아니었지만 다시금 삶을 살려는 민수의 고뇌는 계속해서 고민 하는 지점을 만들어 냅니다. 그리고 이러한 갈등은 영화 후반부 무속인의 말을 실천하는 장면에서 크게 폭발합니다.
희자 또한 세상이 무너질 듯이 괴로웠을 것입니다. 자살자를 살리고 세상을 떠난 아들의 죽음. 그러한 상황을 단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으니까요. 영화에서 비춰지는 민수에 대한 희자의 태도가 옳다고 동의하기도 나쁘다고 비난하기도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 입니다.
이제는 그만 오겠다는 민수에게 “아직은 이르다고 생각하지 않니”라는 희자의 말은 앞선 그 이유를 더 단단하게 합니다.
‘행복의 나라’라는 영화 제목과는 다르게 영화는 행복한 느낌과는 거리감을 둔 영화입니다. 죽음을 바래왔던 민수가 다시금 살아나가는 과정과 아들의 죽음을 맞이한 희자가 삶을 되찾아가 가는 길의 목적지에는 분명 행복해지고 싶은 욕구가 있었을 거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각자가 바라는 방향은 많이 달라 보입니다. 영화의 결말이 다소 행복이라는 단어와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이 영화는 명확한 정답을 바라기 보다는 해답을 찾아나가는 이야기로서 더 크게 와 닿았으면 좋겠습니다.
✍ by 김성주 관객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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