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꽃 (ash flower, 2016, 한국)|드라마| 2017.07.06 개봉 |재꽃|125분|12세 이상 관람가
상영일정 07/06(목) 18:15 07/07(금) 11:00 07/09(일) 13:00 (인디시네토크)07/10(월) 11:0 07/12(수) 18:05 07/13(목) 14:20 07/14(금) 12:15 07/15(토) 18:30 (관객과의 대화)
07/18(화) 19:55 07/19(수) 10:40 07/20(목) 12:50 07/22(토) 18:05 07/23(일) 18:05 07/24(월) 20:05 07/25(화) 10:40 07/27(목) 14:20 07/28(금) 18:05 07/29(토) 15:25 07/30(일) 18:20 07/31(월) 10:45 08/02(수) 16:!5 08/03(목) 12:30 08/04(금) 16:25 08/06(일) 19:55 08/07(월) 12:40 08/08(화) 14:25 08/09(수) 12:55 08/16(수) 20:05 08/27(일) 14:25 (종영 + 관객과의 대화)
감독 박석영
아스팔트의 깨어진 틈새마다 자라나는 들풀처럼
그렇게 한 아이가 온다.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평범한 삶을 보내고 있는 하담(정하담)에게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아빠를 찾겠다며 자신과 꼭 닮은 열한 살 소녀, 해별(장해금)이 찾아온다 .
고요했던 마을은 해별의 등장과 함께 복잡미묘한 감정들이 소용돌이 치게 되는데…
관객프로그래머 프리뷰
떠나기 위해 나를 다시 만나야 할 때가 있다.
풀숲에서 엄마와 헤어진 소녀는 아직도 그 곳에 남아 있었다. 더 이상 엄마가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소녀는 떠나지 못한다. 누구나 그런 적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만두어야 할 때임을 알면서도 놓아지지 않던 때가, 그만두었다 생각하면서도 그 곳을 떠나지 못하고 있었던 때가. 아마도 하담은 이미 오래전에 엄마를 기다리는 것을 그만두었겠지만 그 곳을 떠나지는 못하고 있었다. 기다리는 것을 그만두었어도 버려진 것이 아니게 되는 것은 아니니까.
그 풀숲에 또 다른 소녀가 찾아왔다. 아빠를 찾아서. 아빠를 찾아 온 소녀와 엄마를 기다리는 소녀. 두 사람이 함께 풀숲을 걸으며, 강가에 앉아, 아빠를 기다린다. 엄마에게 버려진 소녀는 아빠를 기다리는 소녀가 자신과 같이 버려지지 않기를 바란다. 하담은 해별을 통해 과거의 자신을 본다. 하담의 선택은 오로지 해별을 중심으로 두고 일어난다. 그로 인해 두 사람의 세계 외부에 일어나는 파장은 날카롭지만 부수적이다.
영화가 끝나고 두 소녀는 함께 길을 떠난다. 길을 떠나는 것으로 영화가 끝난다는 사실이 의미심장하다. 생의 한 시점이 끝났다는 것을 알더라도, 이제 그만두어야 할 때임을 알더라도, 새로운 생의 단계로 옮겨가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곳을 떠나 새로운 곳으로, 새로운 삶의 시점으로 옮겨가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길을 떠나기 위해, 새로운 시작을 맞기 위해 나는 나를 다시 만나야 할 필요가 있다. 나를 다시 돌아보아 줄 필요가 있다. 나를 온전히 바라보고, 내가 그만큼 힘들었고 고통 받았다는 것을 보아야 만 그 시절로부터 떠나올 수 있다.
하담이 본 해별은 11살에 부모로부터 보호받아야 할 나이고, 명호가 자신의 아빠라는 것을 끔찍하게 믿는다. 사실은 믿을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하담은 그런 해별의 믿음을 현실로 만들어 준다. 하담이 해별의 세계를 지켜준 것이다. 그러면서 하담은 자신이 어렸다는 것, 아플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인정하게 된다. 해별의 세계를 지켜주면서 하담은 자신이 자신의 세계의 주인이라는 것을, 이제 더 이상 버려진 소녀가 아니라 한 소녀와 자기 자신을 지켜낼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제는 하담이 해별을 찾으러 간다. 뛰어간다. 버려진 강가에서 두 사람이 만난다. 함께 병피리를 불며 좋은 한때를 보냈던 그곳에서. 두 사람은 서로를 찾아주었고, 이제 더 이상 버려진 아이들이 아니다. 두 사람이 앞으로 나아갈 세계가 어떤 곳일지는 짐작조차 되지 않지만, 그 곳은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세계일 것이다
by 서상영 관객프로그래머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살기 위해 발버둥치며 밤거리를 헤매이던 소녀는 결국 시골에 정착했다. 정확히 뭐하는 사람들인진 모르겠으나, 어쨌거나 (유사) 가족이 생겼고, 말수도 늘었으며, 무엇보다 웃음을 찾은 모습이다. 감독의 전작들을 이미 봐 온 관객들이라면, 이런 환경과 인물의 변화가 일견 낯설게 느껴지면서도 이내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될 것이다. 푸른 하늘과, 그보다 더 푸르게 펼쳐진 잔디밭. 미장센이라 불러도 좋을 아름다운 농촌의 일상 속에서, 밭일을 하다 잠깐 쉬는 소녀의 얼굴엔 더 이상 과거의 아픔이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가벼운 발걸음이, 영화를 보는 우리들의 마음도 가볍게 한다. 모든 건 마치 시골 풍경처럼 잔잔했다. 제 몸 만한 캐리어를 끄는 작은 소녀가, 낯선 기시감을 일으키며 등장하기 전까지는.
박석영 감독의 <재꽃> 은 <들꽃>, <스틸 플라워>로 이어져온 ‘꽃 3부작’ 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작품이다. 앞선 시리즈들이 대부분을 밤 촬영으로 진행하고, 거친 핸드헬드를 통해 주인공들의 복잡한 내면을 보여준다면 <재꽃> 의 카메라는 굉장히 차분하고, 정제된 화면을 주로 사용해 영화의 분위기를 형성한다. 이런 평온함 속에서 시리즈 특유의 밀도를 유지해내는 것은, 항상 그래왔듯이 배우 정하담의 얼굴이다. 전작에서 원톱 주연으로 거의 모든 장면에 등장했던 그녀는 이번 영화에선 오히려 약간 물러선 듯한 위치에 있지만, 결정적인 클로즈업은 어김없이 그녀의 몫이며 다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독보적인 존재감을 선보인다. 화면을 가득 채우는 그녀의 눈빛과 앞서 언급한 시골의 풍경만으로도, <재꽃>을 극장에서 볼 이유는 이미 충분하다.
소녀는 한 평생 거센 바람 앞에 나부끼는 들꽃처럼 살아왔다. 때론 세상의 파도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강철같은 강인함으로 자신을 다그쳐야만 했다. 그랬던 그녀에게, 어느덧 그녀의 어린 시절을 떠오르게 만드는 소녀가 다가왔다. 이제 우리는 어떤 이름과 몸짓으로 서로에게 다가가야 할까. 어떤 빛과 향기를 만들어가야 할까.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by 최은규 관객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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