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발(A Stray Goat, 2016, 한국)|드라마| 2017.03.01 개봉 |15세관람가|91분
상영일정 03/01(수) 10:30 16:25 20:25 03/02(목) 14:35 18:35 03/03(금) 12:20 03/04(토) 14:15 03/05(일) 16:30 03/06(월) 12:35 03/07(화) 10:45 14:20 18:20 03/08(수) 12:45 20:30 03/09(목) 10:30 18:35 03/10(금) 16:50 03/11(토) 16:55 20:30 03/12(일) 11:00 18:45 03/13(월) 12:45 03/14(화) 10:40 16:30 03/15(수) 12:50 18:40 03/16(목) 10:30 03/17(금) 16:40 03/18(토) 20:25 03/19(일) 12:45 03/21(화) 11:00 03/25(토) 10:30 03/29(수) 18:25 (종영)
감독 조재민
눈이 오지 않는 마을에 온 소년,
마음이 얼어붙은 소녀를 만나다
어느 겨울날,
고등학생인 민식은 부모님을 따라 아버지의 고향인 고성으로 내려온다.
‘눈이 내리지 않는’ 고장인 낯선 고성에서 민식은 마음이 얼어붙은 소녀 예주를 만나게 된다.
살인자의 딸이라는 비난 속에 왕따가 된 소녀와 그 소녀의 마음으로 조금씩 다가가는 이방인 소년은
서로를 향한 연민으로 마음을 녹여가지만 세상은 두 아이들에게 쉽게 머물자리를 내어주지 않는다.
처음부터 너는 소리없이 왔어.
그 겨울의 마지막, 우리가 만날 첫 눈발
관객프로그래머 프리뷰
마음에 눈발이 날릴 때
비나 눈에는 온다, 또는 내린다 라는 표현을 쓰지만 눈발엔 “날린다” 라는 표현이 사용된다. 세차게 쏟아지는 빗줄기, 펑펑 내리는 함박눈에 비해 힘없이 흩날리는 눈발은 그다지 무게감도 없고, 얼핏 처량해 보이기까지 한다. 그뿐인가. 비는 빠르게 쏟아져 웅덩이를 만들 줄 알고, 눈은 대지를 뒤덮는 힘을 지녔지만, 눈발은 땅에 닿는 순간 힘없이 녹아버리고 만다. 바람 부는 대로 정처없이 떠밀려 다니다 아무도 모르게 스러지고 마는 것들. 눈발이라는 제목은 그 자체가 갖는 자연적 속성으로 영화의 방향에 대한 하나의 예고나 암시가 되는 측면이 있다.
<눈발>은 시골 소녀와 도시에서 올라온 소년이 서로 만나며 시작된다. 보통 풋풋하고 서정적인 느낌의 로맨스영화로 흐르기 쉬운 구도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살인범의 딸이라는 낙인과 소년의 성폭행 사건이 없을 때 가능한 이야기다. 이런 현실에서 그들이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다. 단지 서로에게 조금 더 의지하고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것. 한쪽이 무너지지 않게 받쳐 주는 것 정도. 물론 그마저도 쉽지는 않고, 세상은 계속 그들의 목을 조여 온다. 하지만 반 친구들의 괴롭힘은 그렇다 치더라도, 목사인 아버지조차 소년이 교회에 소녀를 데려오자 이를 나무라는 모습은 못내 씁쓸하다. 종교의 최대 미덕인 무조건적인 사랑마저, 소년과 소녀에겐 허락되지 않기 때문이다.
명필름영화학교에서 첫 번째로 만든 영화인 <눈발>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재학 시절 이창동 감독의 제자였던 조재민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눈발> 은 영상원 졸업작품으로 작성한 시나리오였고, 제목 역시 이창동 감독이 직접 지었다고 한다. 그 때문인지 가끔 이창동 감독이 만든 <밀양> 이나 <시> 같은 영화의 공기가 느껴지기도 한다. 주인공 민식 역은 남성 아이돌 그룹 GOT7 출신의 진영, 예주 역은 배우 지우가 맡았는데, 실제 경상도 출신인 진영은 영화에서 깨끗한 표준어를 사용하고 서울 토박이인 지우는 영화 내내 사투리를 쓰는 역을 맡게 된 사실도 흥미롭다.by 최은규 관객프로그래머
화살은 언제나 아래쪽으로 떨어진다.
약자를 다루는 영화는 신중해야 한다. 그러나 약자를 향한 행동에 비판적인 시각을 들이댔다고 해서 또 그것이 모두 받아들일 만한 것은 아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적어도 합리화를 하지 말아야한다. 그런 의미에서 약자를 말하는 영화에는 현실을 그대로 노출하는 방법이 가장 적절할 수도 있다. 영화적 소스를 첨가하지 않은 상태의 현실 말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완결시키기 힘든 어떤 지점이 있기에 추가되는 설정 안에서, 우리는 가끔 불편함과 무례함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눈발은 지극히 현실적인 것의 뒤에 불쾌함과 먹먹함이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다. 극 중 ‘예주’는 마음이 얼어붙은 소녀다. 따돌림과 폭력으로 인해 마음의 문을 굳게 닫았다. 그런 ‘예주’를 처음 만난 ‘민식’은 그녀가 친구들의 괴롭힘을 고스란히 당하는 것을 보면서도 먼저 손을 뻗거나 다가가지 않는다. 그 역시 친구들 사이에서 약자이기 때문이다. 나름의 사정을 가지고 전학을 오게 된 민식에게 친구들은 ‘과거의 사고’를 퍼뜨리겠다는 협박을 한다. 민식은 그들에게 있어 자신들이 하지 않을 나쁜 짓들을 대신 해줄 만만한 녀석에 불과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민식과 예주, 둘은 닮아있다. 그러나 둘의 관계 안에서도 약자는 존재한다. 협박 안에서 움츠러든 채 살아가는 민식보다, 친구도, 선생님조차도 편이 되어주지 않는 예주가 명백한 약자다. 그런 둘이 점차 가까워지고, 또 다른 돌과 화살을 마주하게 되는 순간 안에서도 언제나 그렇다. 그러나 그 모습이 너무나도 현실적이라는 점이 영화 내내 마음을 편히 놓을 수 없었던 이유일 것이다.
현실적이라는 말처럼, 눈발은 영화적 장치들을 많이 심어놓지 않았다. 극적인 스토리 전개와 통쾌한 결말을 기대한다면 아쉬울 수 있다. 그러나 영화 눈발은 민식과 예주가 손을 놓은 채 맞고 있을 수밖에 없었던 화살의 출발점이 특별한 곳에 존재하지 않음을 상기시키게 한다. 심지어 약자라고 생각한 이들의 관계 안에서도 화살은 계속해서 날아다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늘 그래왔듯, 화살은 언제나 아래쪽으로 떨어진다. 이 당연한 사실이 주는 먹먹함이 곧,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이지 않을까.
by 주진하 관객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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